[트럼프 新시대] 이필상 서울대 교수 "미·중 고래 싸움에 어부지리 기회 찾아야"
2017-01-22 17:00
한국, 미-중 무역전쟁으로 생긴 틈 공략해야
전세계 절반 이상 인구 참여하는 RCEP 타결 중요
전세계 절반 이상 인구 참여하는 RCEP 타결 중요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중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게 아니라 어부지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발생하는 미·중 양국 경제 시장의 틈을 한국이 공략한다면 이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금리인상 정책을 이어갈 경우 가계부채로 인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외국 자본이 대거 빠질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대미무역 흑자가 250억 달러인 점을 감안했을 때 트럼프 정부가 환율조작국이라고 공격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 환율이 엄청나게 출렁이고 수출도 불안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중-미 간 무역 전쟁이 나타날 시, 미국에서는 중국 상품 수입을 막고 이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에서도 미국 상품의 수입을 막아 미·중 양국 시장에 틈이 생길 수 있다”며 “그 틈을 공략하면 우리 경제가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한미 FTA가 발표된 뒤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에 가서 투자한 게 310억 달러, 미국에서 만든 일자리가 1만8500개 정도다. 우리나라 기업이 일자리를 빼앗은 게 아니라 오히려 만들었다”며 “한미 FTA가 미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설명해 양국이 불필요하게 충돌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중국에는 사드가 국내 순수 방어용이라고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타결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주도의 자유무역 협정인 RCEP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참여 인구만 35억명에 달한다”며 “트럼프가 TPP에 부정적이어서 와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본은 RCEP에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일본과 손잡고 중국과 협정을 하면서 빨리 RCEP를 타결해 중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