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女인재를 키워라 (중)] 롯데 신동빈 “임원 30% 육성” 무색…현대百·신세계도 하늘의 별 따기
2017-01-17 01:17
롯데그룹, 남성 임원 ‘라인 타기’ 낙하산 논란…전체 임원 600명 중 여성 19명뿐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 롯데그룹 A계열사의 B부문장(상무)은 인사에 있어서만큼은 사장 못지 않은 ‘실세’로 통한다. 직원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B상무 라인’을 타야만 승진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몇 년 전 여직원 C씨는 특채 요건이 되지 않아, 롯데그룹 차원에서 몇 차례 인사가 반려됐다. 하지만 B상무의 입김으로 C씨는 결국 입사에 성공, 현재도 근무 중이다. 당시 롯데그룹 공채 직원들 사이에선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 정도로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쉬쉬하면서 논란은 유야무야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1년부터 강조해 온 “능력과 역량을 갖춘 여성 인재를 적극 육성하라”는 방침과는 궤를 달리 한 사건이다. 신격호 초대 회장 때부터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한 롯데그룹 계열사 곳곳에선 인사의 경우, B상무 사례처럼 이른바 ‘라인 타기’가 만연하다는 것이 그룹 여직원들의 전언이다.
신 회장은 앞서 2015년 3월 첫 여성임원들과 간담회에서 “여성 고객이 많은 회사 특성상 여성 인재 육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 과제”라며 “여성 육성 정책에 박차를 가해 여성임원 비율을 3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여성 임원 되기는 쉽지 않고, 임원이 된 후에도 남자 임원들의 ‘텃새’가 엄청나다. 롯데의 경우,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은 2015년 롯데칠성음료 진달래 상무보가 처음일 정도다. 남성 임원들의 견제가 심해 승진한 지 1년이 안돼 타사로 이직한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