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모전단 대만해협 통과, 대만 긴장

2017-01-12 13:22

중국의 랴오닝호 항모전단.[사진=연합/AFP]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를 위시한 항모편대가 23시간여만에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이 시간동안 양안관계는 극도로 긴장됐다. 

12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따라 서북쪽으로 항행하던 랴오닝호 항모전단이 이날 오전 6시30분(이하 현지시간)께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7시께 대만 남서쪽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지 23시간여만이다.

당초 15∼20노트의 속도로 움직이던 랴오닝호는 180㎞ 길이의 대만해협을 10시간만에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만해협에 진입해 속도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대만 당국이 우려했던 영해 침범은 없었으나 대만은 불과 100㎞ 거리를 두고 항행하는 항모 전단에 심각한 위협을 느꼈다.

대만군은 전날 랴오닝호의 북상 소식에 육해공을 총동원해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대만이 독자 개발한 IDF를 비롯해 F-16 등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했고 펑후(澎湖)도 인근엔 해군 함정들이 파견돼 랴오닝호 전단의 움직임을 살폈다.

앞서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랴오닝호 전단의 대만해협 진입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만해협은 대륙과 대만이 공유하는 국제수로로 랴오닝호가 훈련 과정에서 대만해협을 오간 것은 정상적인 것"이라며 "양안관계에는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랴오닝호의 순항 훈련은 동중국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미국·일본 등을 상대로 한 무력과시의 의미와 함께 대만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에 대한 경고 성격이 짙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만해협을 통과한 랴오닝호는 앞으로 동중국해를 거슬러올라가 모항인 칭다오(靑島)군항으로 귀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랴오닝호는 구랍 15일께 출항한지 한달 여만에 원양 순항훈련을 마치게 됐다. 랴오닝호가 모항으로 귀환하게 되면 지난 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출항해 동아시아 지역으로 파견돼오던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과의 해상 대치 가능성은 작아졌다. 칼빈슨호는 동아시아 지역에 오는 20일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랴오닝호 전단은 구랍 15일께 서해 해상에서 실탄 훈련을 벌이다가 25일께 동중국해와 미야코(宮古)해협을 거쳐 서태평양에 진입한 다음 남중국해로 내려와 야간 함재기 이착륙 훈련 등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