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손해보험, 저축 비중 낮추고 일반보험 확대
2017-01-12 12:00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올해 손해보험사의 영업방식이 저축성 보험에서 위험보장으로 바뀔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2017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5대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금융개혁을 상시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업활동과 가계생활에서 발생가능한 위험보장이라는 보험업 본연의 기능이 부진하다"며 "손해보험산업의 저축성보험 위주 영업으로 해상·화재·배상책임보험 등 일반보험 분야의 경쟁력이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손해보험 중 장기손해보험 비중(수입보험료)은 65%에 달한다. 또 우리나라 보험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손해보험의 수입보험료는 0.5%다. 미국 2.7%, 독일 2.2%에 비해 낮아 시장 활성화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금융위는 일반보험의 역량 강화를 위해 손보사가 사고위험·요율 등을 스스로 평가·산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에 착수한다.
외형경쟁을 부추기는 경영공시기준, 경영실태평가 등 관련 제도개선을 통해 자체적인 위험관리 능력이 큰 보험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현재 경영공시기준은 보험계약자로부터 수령한 보험료(원수보험료)다. 앞으로는 원수보험료에서 재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를 제외한 보유보험료로 바뀐다.
원수보험 규모는 크지만 과도한 재보험 출재로 실제 사고위험은 부담하지 않는 외형만 큰 보험사와 스스로 위험평가 역량을 키워가는 보험사의 옥석을 가리기 위한 목적이다.
보험사의 과도한 재보험 의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일정 수준의 원수보험 보유 의무 등 손보사의 요율산출능력 강화를 위해서다.
이와 더불어 단종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도 마련한다. 항공사에서 여행자보험을, 동물병원에서 애견보험을 판매하는 것처럼 일상과 밀접한 보험상품에 가입이 쉽도록 하겠다는 것.
단종보험은 대부분 1회성 상품으로 보장내용이 비교적 단순하고 보험료가 저렴하다. 이 같은 특성에 맞게 개인정보처리동의서 등 필수서류를 제외한 가입서류를 간소화한다. 또인터넷비교구매사이트에서 보증기간연장보험을 판매하는 등 단종보험 판매채널의 다양화와 방식 확대를 허용한다.
이는 임차인이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한 경우 그 전세금을 보장하는 서울보증의 보험상품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반환보증과 유사하지만 HUG는 전세금을 5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세금보장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올 상반기 중 보증요율을 기존 0.192%에서 0.153%로 3.9bps 인하한다.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부동산중개업소(단종보험대리점)에서 직접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가맹업소 확대도 독려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안전보장의 사각지대로 불리는 전기자동차 및 자전거, 세그웨이 등 전기가 주동력인 1~2인용 소형 개인이동 수단에 대한 보험상품도 개발도 지원한다.
현재 전기차 보험료는 가솔린 자동차보험 요율에 전기차량 차량가액을 적용해 산출하고 있다. 전기차 고유의 손해율이 적용되지 않고, 가솔린차와 전기차의 차량가액 차이만큼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인상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개선해 올 2분기 중 관련 상품 출시를 지원할 방침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자동차보험제도의 변화 방향에 대한 검토도 착수한다. 사고책임 부담이 운행자와 제조사 중 어디에 있는지,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적용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보험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산운용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한다. 1분기 중 부동산, 외화자산, 파생상품거래 등에 대한 사전적 투자한도에 대한 폐지를 추진한다. 다만, 대주주 관련 규제와 동일인 여신한도 등은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