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美 트럼프 ‘보호주의’에 현지 가전공장 건설 ‘저울질’
2017-01-08 20:58
삼성전자가 LG전자에 이어 미국 내 첫 가전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세우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가전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트럼프 정부 이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현지 가전공장 건설을 포함한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TV 물량 대부분을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멕시코 게레타로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돼 ‘관세 장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 내 가전공장 건설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책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통해 무관세 혜택을 없애겠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트위터에 도요타자동차가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짓기로 한 것에 대해 “절대 안 된다”며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아니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압박의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에 앞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에서 TV를 만들고,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금년 상반기 중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게 정리될 것 같다”며 “80% 정도는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조 부회장은 “미국의 현지 제조업체에 비용에 대해 페이버(혜택)를 준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수입해 판매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넋 놓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생산해도 어디까지 현지화를 할지, 간단하게 부품을 갖고 와 조립만 하면 되는지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