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문화융성' 흔적 지우기 나서나…새해 업무계획서 빠져
2017-01-06 10:57
6일 '업무 추진 계획' 발표…표절 의혹 받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도 제한적 사용 가닥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는 6일 '2017년도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내 강조해 온 '문화융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문체부는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문화콘텐츠·관광 산업 집중 육성, 문화향유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 부처 업무계획을 내놓으며, △국민과 함께하는 평창올림픽‧패럴림픽 △문화를 통한 미래성장 견인 △모두가 누리는 문화 △신뢰받는 문화행정시스템 구축 등 4대 전략을 내세웠다.
문체부의 방점은 내년 2월에 있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찍혀 있다. 오는 4월까지 테스트이벤트(사전점검 대회) 실시, 경기장 사전적응훈련 지원 등에 300억원 집중 투자 등은 그 일환이다. 공항, 기차역 등에 홍보체험관을 설치하고 주요 관광지와 프로스포츠 현장에 마스코트(수호랑, 반다비) 투어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한편 문체부는 '국정농단의 본거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 절차와 용역 계약 조건 등을 개선하고, 의혹이 제기됐던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지원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진흥기금·콘텐츠 지원 사업 등의 공모 사업에 심의위원 풀제 또는 추첨제를 도입하고, 심의지표의 객관성을 강화하며 심의 과정을 전면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특정 업체와의 임의 계약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급성 등을 사유로 하는 수의계약은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체부의 새해 업무계획에서 눈에 띄는 것은 '문화융성'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유동훈 2차관은 전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좋은 의미이지만 여러 의혹들이 결부되는 점이 있다"며 "굳이 쓰지 않으려 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단어로도 충분히 쓸 수 있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유 차관은 이어 "올해는 추락한 문화행정에 대한 신뢰 회복을 주요 정책으로 삼은 것"이라며 "문화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2월까지는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0억원을 들여 제작·공개했다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새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도 해외 홍보 등에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경제부흥', '국민행복'과 함께 세 가지 국정 기조로 제시했던 문화융성은 이로써 4년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