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기조에도 4대 금융사 지난해 실적 27% '껑충' 전망
2017-01-03 18:11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B·신한·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 4대 금융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금융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조6334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조344억원에 비해 26.5%(1조599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 중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56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5%(2017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써 신한지주는 3년 연속 '2조 클럽'을 달성하는 동시에 9년 연속 순이익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실적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015년 90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하나금융은 지난해 1조3851억원을 기록해 52.3%(4754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1조2959억원으로 예상돼 2015년 1조592억원 대비 22.3%(2367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충당금 비용 측면에서 우려와 달리 안정적으로 관리되며 자산 건전성 추가 개선으로 연이은 실적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었으나 전반적인 추세로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했다. 이를 바탕으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1059억원을 기록, 2015년 연간 순이익에 근접했다. KB금융의 지난해 3분기 대손충당금 역시 전년 동기보다 18.7% 감소한 5077억원을 기록했다.
또 저금리 기조와 대기업 여신 축소 기조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도 실적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자이익이 6.5% 증가했으며 신한금융 역시 7%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양호한 수준의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 여신 축소에 이어 가계부채 문제로 대출 성장률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에는 금융사들의 비용절감 효과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사 관계자는 "그동안 저마다 비용절감을 위해 각종 대책을 강구해온 만큼 올해부터 실질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비용을 줄이는 게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