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닭띠 CEO…'어둠 뚫고 새롭게 출발'

2017-01-04 03:00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경영승계' 사업다각화 통해 견인
허승범 삼일제약 사장, 매출 흑자 구조로 바꾼 창업 3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비서실 등 요직 거친 정통 삼성맨

왼쪽부터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허승범 삼일제약 사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이정수 기자 = 2017년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이 밝았다. 십이지의 10번째 동물인 닭은 예로부터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닭띠는 부지런하고 창의력과 예지력이 뛰어나며, 열정과 활력이 넘친다. 제약·바이오업계 닭띠 경영자들은 자신의 해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닭띠 최고경영자(CEO)는 최성원(47)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2세 경영인인 최성원 부회장은 1969년생으로, 영동고와 서울대 경영학을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해 영업본부장 상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05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광동제약 창업주이자 부친인 최수부 회장이 타계한 직후인 2013년 7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15년 3월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부친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인한 경영승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3세 경영인인 윤길준(59) 동화약품 부회장도 1957년생으로 닭띠다. 윤길준 부회장은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의 친동생으로, 윤도준 회장과 함께 경영전반에 나서면서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다.

숭문고와 조선대를 졸업한 윤길준 부회장은 1991년 동화약품에 입사해 감사업무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03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2008년 2월부터는 동화약품 부회장을 맡고 있다.

허승범(35) 삼일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30대 닭띠 CEO다. 1981년생으로 미국 트리니티대를 졸업하고, 2005년 삼일제약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4년 9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허승범 사장은 제약업계에서 주목받는 창업 3세다. 창업주 고(故) 허용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허강 삼일제약 회장의 장남으로, 매출을 적자에서 흑자구조로 바꾸며 경영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업계 대표 닭띠 경영자로는 서정진(59) 셀트리온 회장과 김태한(59)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있다. 1957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나란히 인천 송도에서 K-바이오(바이오한류)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자신이 세운 셀트리온을 코스닥 시총 1위의 회사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4600억원대 주식자산으로 닭띠 주식부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서정진 회장은 인천 제물포고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대우자동차를 거쳐 1999년 셀트리온 전신인 넥솔을 창업했다. 2002년에는 셀트리온을 세웠다.

창업 초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에 주력하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램시마는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바이오약 시장인 미국에도 진출했다.

김태한 사장은 정통 삼성맨이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대구 계성고와 경북대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삼성그룹의 제일합섬에 입사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 삼성토탈 기획담당 전무,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신사업추진단 부사장 등 삼성그룹 요직을 두루 거쳤다. 신사업추진단에서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구상했던 김태한 사장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과 함께 대표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