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그룹 신화, 존재 자체의 소중함…“10년후요? 지금 모습 그대로지 않을까요?”

2017-01-03 07:00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클릭!

우리가 신화를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바로 ‘최장수 그룹’이라는 점이다. 지난 1998년 데뷔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던 당시, 아이돌 그룹의 수명은 짧으면 3년 길면 5년이었다. 그러나 신화만은 달랐다. 데뷔 이후 멤버 모두 군 제대를 할 때까지의 약 6년의 시간 동안을 제외하면 이들은 아이돌 그룹이 겪었던 그 흔한 멤버 변화나 갈등 불화, 혹은 해체 후 재결합의 격동의 시간을 겪지 않고 꾸준하고 묵묵하게 걸어왔다.

신화와 동시기에 활동했던 젝스키스나 S.E.S.가 최근 10여년을 훌쩍 뛰어넘고 재결합하고 컴백하는 모습을 봤을 때 누구보다 남다른 의미를 느꼈다. 특히 과거 같은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함께 활동했던 S.E.S.의 컴백을 바라보는 시선은 뜻 깊다.

“그저 반가웠어요. 특히 저희 멤버들은 S.E.S.에게 좀 각별한 느낌이에요. 특히 같은 회사였고, 함께 연습생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죠. 오랜만에 멤버 세 명이 완전체로 나오고 같은 시기에 음원이 공개된다는 건 정말 축하할 일인 것 같아요. 저희는 해체를 하고 다시 만난 건 아니었지만 왠지 그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어요. 얼마나 무대에 서고 싶었을까요. 그래서 더 응원해주고 있어요.”(이민우)

“정말 다른 그룹보단 S.E.S.에게 더 크게 응원해주고 있어요. 같은 회사 선후배였기도 했지만, 멤버 슈가 TV에 나와서 자신의 아이와 함께 지내는 걸 보면 어딘가 모르게 뭉클하더라고요. 당시에 톱 가수의 길을 걷다가 이제 한 가정의 엄마가 돼서 아이에게 모든 시간을 쏟는 모습이 짠했죠. 그러다 이제 방송에 나와서 화려한 모습을 찾아서 자신도 행복해하고 아이들에게도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남자그룹과는 다른 것 같아요. 잘됐다는 마음이 정말 커요.”(에릭)

신화가 여전히 가요계에 존재한다는 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많은 아이돌 그룹에게는 신화가 ‘롤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룹이라는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고 팀 활동은 물론, 개인 활동도 활발하게 한다. 그래서 이들은 연기나 솔로 가수, 혹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더라도 자신들의 이름 앞에 늘 ‘신화’가 붙는다. 1998년 데뷔해 2017년 올해로 19년, 20년차 그룹이 된 신화는 국내 유일무이한 그룹인 만큼 이들을 향한 관심과 초점은 다른 그룹과는 다르다. 특히 최근 일본의 최장수 그룹 SMAP이 데뷔 28년만에 공식적으로 해체하며 역사속으로 사라졌기에 이들의 존재 가치는 더욱 높다.

“저희는 멤버 한 명이 이탈 없이 활동했다는 게 더 뿌듯해요. 가끔 멤버들 보면 정말 대견할 때가 많아요. 처음에 저희도 SMAP이 해체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어릴적 일본에서 함께 방송도 했던 그룹이고, 우리도 ‘오랫동안 하자’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던 그룹이 SMAP이거든요.”(전진)

“사실 요즘 후배들이 신화가 롤모델이라고 말을 하지만 저희의 롤모델은 SMAP이었거든요. SM에 있을 당시에도 SMAP을 보면서 기획을 했어요. 그런 팀이 28년만에 해체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아쉽고 마음이 아프더라고요.”(에릭)
 

그룹 신화 에릭-이민우-전진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SMAP의 해체는 가슴 아프지만 신화는 이제 그 빈자리를 대신해 아시아 최장수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그리고 10년 후를 조심스레 내다봤다.

“예상은 못하겠지만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일 것 같아요.(웃음) 그땐 또 수많은 가수분들이 나오시겠지만 신화로 10년 후라면 범접할 수 없는 우리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꿈이기도, 숙제기도 합니다. 그런 걸 겸허하게 받아들여서 잘 이끌어나가야 할 것 같아요. ‘아재 싱어’라고 불리겠죠.(웃음)”(이민우)

지난 20여 간 신화도 순탄한 길만 걸어왔던 건 아니다. 그룹 이름을 지키기 위해 상표권 분쟁을 전 소속사와 벌인 적이 있었다. 한 차례 고민하고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지만, 결국 그 역시 멤버들은 똘똘 뭉쳐서 이겨냈다. 신화는 자신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후배 그룹 비스트 용준형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손동운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사실 자세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결국은 상표권은 회사와 대립하는 문제기 때문에 멤버들끼리 뭉쳐야 해요. 그래서 팀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에릭)

신화는 해체 한 번 없이 한 팀을 유지해온 그룹이지만 사실 가수는 배우나 방송인보다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귀환’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사실 연속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온다.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는 것은 가수의 숙명과도 같다. 신화에게도 그런 고민의 순간은 왔을터. 그러나 이들은 그때마다 똘똘 뭉쳐 극복해나갔다. 그리고 비로소 ‘국내 최장수 그룹’이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팀으로 활동하는 배우는 없잖아요. 가수는 아이돌 그룹이라는 장르가 있고, 그 빛을 본 게 H.O.T.때부터였고요. 역사가 길진 않지만 그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보면서 우리는 더욱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아이돌이라는 팀을 유지하는 가수들이 생명력을 갖고 유지할 수 있는 건 단순하게 싸우지 않고 한 목소리를 내면 되는 것 같아요. 해체하지 않고 쉴 수는 있잖아요. 그러나 해체하고 흩어져버리는 순간 지속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귀환’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 같아요. 또 멤버들끼리 잘 싸우는 것도 중요하죠. 싸우고 난 뒤에는 깔끔하게 풀어요. 의견 대립은 무조건 있을 수밖에 없고, 의견 충돌도 있기 마련이지만 그럴 때마다 중재하는 멤버가 있더라고요.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하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하죠.” (에릭)

“팬들의 힘도 한 몫 합니다. 우리가 한 약속을 깨버리는 건 비열한 거잖아요. 그래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그렇게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팬 분들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것도 비결인 것 같아요.”(이민우)

멤버들은 신화의 존재 자체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자칫 너무도 쉽게 서로를 비난하거나 원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향한 신뢰와 배려를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그게 바로 여전히 변하지 않는 신화의 존재를 굳건히 만드는 비결일 것이다.

정규 13집 앨범명 ‘UNCHAINGING’처럼 변하지 않을 단 하나의 이름 ‘신화’. 그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국내 가요계의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다.
 

그룹 신화 김동완-신혜성-앤디 [사진=신화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