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문형표 긴급체포...김영재 의원 압수수색(종합)

2016-12-28 16:34
특검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김상률 전 수석 소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작년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28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병원이자 ‘세월호 7시간’ 의혹과도 관련이 있는 김영재 의원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

이 외에도 특검팀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이날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시 45분께 긴급체포한 문 전 장관에 대해 이틀째 고강도 조사에 나섰다.

특검팀이 긴급체포를 한 것은 문 전 장관이 조사 과정에서 특검 측이 확보한 물증 및 핵심 참고인의 진술과 배치되는 진술을 계속하며 삼성 합병에 대한 찬성 압력 행사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에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으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관련 지시나 요구를 받았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이르면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특검팀은 이날 오전 비선 진료 의혹을 받는 김 원장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김영재 성형외과와 김 원장 자택, 김 원장이 일했던 차움의원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진료 기록과 개인 업무 일지 등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김 원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에 중독됐다는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영재 원장의 프로포폴 불법 처방 의혹도 조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김영재 성영외과는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최씨가 단골로 이용했다는 곳이다.

김 원장은 최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대통령 자문의가 아니면서도 비선으로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특검팀은 다른 비선 진료 의혹 당사자인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병원 원장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자택 및 집무실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언제 들었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대답만 반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청와대 주도로 정권에 밉보인 문화예술인들을 겨냥해 정부 예산 지원이나 각종 행사 참여를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에 내려보내는 데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앞서 특검팀은 26일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의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전 수석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계의 황태자'로 급부상한 차은택 광고 감독의 외삼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