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네이버 출신 1세대…강점은 스타트업 DNA

2016-12-26 14:14

왼쪽부터 정욱 넵튠 대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사진=넵튠, 연합뉴스, 카카오, NHN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권지예 기자 = 초창기 네이버에서 한 획을 그었던 주역들의 행보가 눈에 띄는 한 해였다. 특히 NHN의 한게임 시절 게임 사업을 이끌던 수장들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풀뿌리 스타트업에서 체화된 그들의 창업 DNA가 승승장구의 비결이라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NHN 한게임 출신 정욱 넵튠 대표는 지난 2012년 넵튠을 설립, 성장을 거듭해 오다 코스닥 시장에 지난 14일 상장시켰다. 정 대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 한게임을 이끌며, '테라', '킹덤언더파이어2', '프로젝트 R1' 등 대형 타이틀의 퍼블리싱권을 확보하는 등 게임사업에서 통큰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넵튠은 정 대표의 지휘 아래 사천성 게임과 야구 시뮬레이션 개임 개발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성장 중이다. 대표작 '프렌즈 사천성'은 출시 2일만에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순위 1위에 오르며 국내·외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자회사 에이치앤씨게임즈의 소셜카지노 게임 '리얼카지노'는 3분기 기준 페이스북 게임 순위 47위, 소셜 카지노 게임 순위 20위에 오르는 등 '잘 나가는' 모양새다.

올해 1월 카카오게임즈로 둥지를 옮긴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역시 NHN 한게임 출신이다. '1세대 게임인'으로 통하는 그는 한게임 커뮤니케이션사업부장과 NHN 인도네시아 법인총괄, 한국게임 총괄 등을 맡았으며, 지난해 7월 모바일 플랫폼기업 '엔진'을 인수해 운영하다가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제안에 따라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게임 총괄부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남궁 대표는 '쿵푸팬더3' '프렌즈팝콘' '애니팡3' 등 신작게임들을 순위 상위권에 올리는 등 취임 첫 해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으며, 카카오 게임사업이 '고공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업계로부터 듣도록 했다.

이들이 경력을 다져온 '한게임'의 중심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있다. 한게임을 창업한 김범수 의장은 2001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손잡고 NHN으로 합병했다.

이에 따라 한게임은 NHN 내 게임사업본부가 됐고, 첫 수장 김범수 의장에 이어서 남궁훈-김정호-정욱-이은상 대표 체제가 이어졌다. 이후 2013년 한게임이 NHN에서 분할되기 전, 2007년 김범수 의장은 NHN을 나와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IWILAB)'을 만들었다. 1세대 창업가 정신을 다시 발휘해 그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성공시키고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으로 사세를 키웠으며, 카카오라는 이름으로 올해는 O2O 시장까지 진출해 전 생활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IT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역시 한게임 분할 이전의 NHN에서 최고기술책임자, 최고서비스책임자,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치며 NHN 경영 전반을 총괄한 정통 네이버 출신 인사다.

이 회장은 검색엔진을 연구하며 네이버컴의 투자를 받아 독립법인 '서치솔루션'을 설립, 검색엔진 '넥서치'를 개발했고 이를 NHN이 인수하며 네이버와 연을 맺었다. 이후 NHN이 분할되며 NHN 엔터테인먼트의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력사업인 게임영역 외에도 사물인터넷과 핀테크 등 게임 외의 영역으로 다각화를 시작해 독창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특히 한게임 출신들이 나와서 업게 전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이자 현 카카오 의장"이라며 "스타트업에서부터 다져온 능력과 오랜 경험이 그들의 성장 잠재력"이라고 설명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업뿐만 아니라 광고, 홍보, 디자인 등 네이버에서 능력을 쌓아온 인사들이 다른 기업에서 통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