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모편대 서태평양까지 전개, 트럼프에 무력시위
2016-12-25 14:28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항공모함을 서해에 이어 서태평양까지 전개시키는 해상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강경행보에 대응해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遼寧)함 편대가 지난 24일 원양훈련을 위해 서태평양으로 향했다고 신화통신이 25일 전했다. 중국 항모의 태평양 항행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 이외 다른 중국 매체들도 중국 해군 사령부 소식통을 인용해 랴오닝함 편대가 원양훈련을 위해 서태평양으로 향할 것이라면서 이는 연례 훈련 계획에 따른 것으로 랴오닝함이 원양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4일까지 수일간 랴오닝과 수척의 구축함으로 구성된 편대가 젠(殲·J)-15 함재기, 함재 헬기 등을 동원해 서해 부근 해역에서 실탄훈련을 벌인 바 있다. 지난 23일에는 랴오닝함 편대가 함재기 이착륙 훈련과 공중급유, 공중 실탄사격 훈련 등 임무를 수행했으며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원(사령관)이 훈련을 지도했다. 해군사령원이 함정에 직접 승선해 해군훈련을 지도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이는 중국 해군이 올해 최대 규모의 훈련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랴오닝 편대가 출항 이후 다양한 편대훈련과 함재기 전술을 시험하고 있으며 함정간 협동, 관병의 소질 배양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실탄훈련에서 젠-15 함재기와 랴오닝함이 10여 발의 각종 유도탄을 발사해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도 전했다.
앞서 중국 해군은 지난 16일에는 서해 인접 보하이(渤海) 해역에서 랴오닝함을 동원해 대규모 실탄훈련을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23일 훈련은 보하이 해역에서 한반도로 더욱 근접한 해역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함은 러시아제 항모를 도입한 뒤 개조해 2012년 9월 취역했으며 30여 대의 함재기를 실을 수 있다. 랴오닝은 그동안 젠-15의 이착륙 훈련을 하면서 실전 능력을 키워왔다. 중국은 랴오닝에 이어 다롄(大連)조선소에서 독자 기술로 두 번째 항모를 건조하고 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전날 오후 4시께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3척과 프리깃함 3척, 보급선 1척 등 8척이 항모편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함상에서 전투기 발진은 포착되지 않았다. 방위성은 "중국 국방부가 자국 항모 편대가 동중국해에서 훈련과 시험임무를 실시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측에는 이번 항행에 대한 중국 국방부의 연락이 있었다고 NHK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