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땅 속으로 들어가는 도로들”...간선도로 지하화 속속 가시화
2016-12-22 11:22
간선도로 지하화로 총 40km 길이의 지상부 확보...상부공간 개발 숙제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마지막 남은 도시 공간을 어떻게 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입니다.” (이용재 중앙대학교 교수)
서울시를 가로지르는 간선도로들이 속속 지하화되고 있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며, 동부간선도로와 경부간선도로는 지하화 계획이 발표됐다. 세 간선도로의 지하화로 서울에서만 약 40km에 이르는 도로의 지상부 땅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하화 계획이 완공되기까지 지상부 개발이라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대한교통학회의 주최로 ‘경부간선 지하도로 구상 학술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서초구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 등에 연구 용역을 요청해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앞서 15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랑천을 찾아 동부간선도로를 오는 2026년까지 도시고속화도로와 지역간선도로로 나눠 지하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부간선도로는 상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 IC에 이르는 구간을 지하화하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이미 간선도로 지하화의 효과는 선진국의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 교수는 프랑스의 'A-86'과 일본 도쿄의 중앙환상선'을 사례로 소개했다. 15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 발표 당시에도 박 시장은 영국 런던의 ‘도크랜드’와 스페인 마드리드의 ‘M30’과 같은 하천 중심의 친환경 여가공간을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의 성공 모델로 제시했다.
단, 간선도로 지하화 계획은 상부공간 개발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수는 “경부간선도로 지하화는 교통 차원 뿐 아니라 도시공간 개발이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부간선도로는 환풍구에서 나오는 매연가스를 두고 구로구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공청회와 설명회 등 주민과의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부간선도로의 경우 강남과 강북의 고른 개발이라는 목표와 어긋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 교수는 “지상부를 개발하면 센트럴파크보다 큰 공간이 주어지는데, 서초구만 혜택 받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곽현준 한국도로공사 도로계획부장도 “강남이라는 노른자 땅을 대규모로 개발하면 '또 강남 개발이냐'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교통과 상부경관 개발은 보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