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커지자 고정금리 대출 비중 급증
2016-12-11 10:26
시중은행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40%) 상회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오는 13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고정금리 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시장 금리가 요동치고 이달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불안감을 느낀 대출자들이 변동성이 작은 고정금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5년물 혼합)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보다 평균 0.5%포인트가량(최저금리 기준) 금리가 높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41.3∼45.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5대 대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11월 데이터를 산출하지 못한 KB국민은행은 10월 말 기준 고정금리 비중이 41.4%에 달한다.
이러한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비중은 금융당국의 올해 목표치(40%)를 초과한 수치다.
정부는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지난해 말 35%에서 올해 말 40%, 내년 말 42.5%로 잡은 바 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의 고정금리 비율은 올해 1월 말 36.6%에 불과했으나 8월 40%를 넘은 후 지난달 말 41.3%까지 올랐다. 특히 11월 고정금리 비율이 전월 증가분(0.18%포인트)의 약 2배에 이르는 0.33%포인트 늘었다.
우리은행도 올해 초 36.8%에서 11월 말 44.1%까지 고정금리 비율이 치솟았다. 10월과 11월 각각 0.8%포인트, 1.3%포인트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10월 말 45.1%(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에서 11월 말 45.8%로 0.7%포인트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10월 증가분이 마이너스 0.15%포인트를 기록했으나 11월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해 전월보다 0.18%포인트 늘었다.
고정금리 대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앞으로 변동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달 중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큰 데다가 앞으로 금리를 지속해서 올릴 가능성이 상당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행한 설문에서 경제전문가 62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 3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 시기가 도래하면서 고객들의 고정금리 수요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