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위안 vs 달러… 아시아 3국 환율 리스크] 달러화 가치,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2년래 고점으로 상승

2022-04-26 14:18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 수요도 유입되며 지지를 받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25일(현지시간) 0.8% 상승한 101.86을 기록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2015년 1월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 1년간 12% 가까이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왔다.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연준의 긴축 전망이다. 시장은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가 연이어 수십년래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전망 역시 미국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적어도 하반기가 되어야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현재의 강력한 금융 완화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해외 투자자들이 자국 국채를 팔고 수익률 높은 미국 국채를 사들이며 달러화 가치는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 역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 가치를 뒷받침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이미 원자재 가격 급등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에서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가 이뤄지며 공급망 차질은 심화됐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며 달러화 가치는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른바 '달러 스마일' 현상이다. 

존 매님보 웨스턴유니언비즈니스솔루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달러는 세계 경제 전망이 흐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연준의 주장에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마땅히 달러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퇴출했다. 달러를 이용한 대외결제를 어렵게 하는 조치다. 그러나 달러 무기화에 대비한 대체수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일본 엔과 유럽 유로화 가치는 미국과의 금리 차와 경기 침체 부담감에 하락하고 있으며, 중국 위안화는 아직까지 국제 결제망에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변동성과 낮은 신뢰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메이즌 이사 TD증권 수석 외환 전략가는 FT와 인터뷰하면서 "결국 미국 중심의 시장"이라며 세계의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연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통화정책의 변화를 이끌고, 긴축 사이클을 재정의할 수 있는 곳은 연준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