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전략실 '발전적 해체' 방안, 내년 3월 나올까
2016-12-08 16:48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이 내년 3월께 '발전적 해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현재 다양한 밑그림을 고민 중이다. 지난 6일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정작 미전실 내부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의 선언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 예견됐던 일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런 가운데 삼성 내 계열사 간 사업조정 기능 등 꼭 필요한 기능은 향후 설립될 삼성 지주회사(가칭 삼성전자홀딩스) 등으로 이전돼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기는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최순실 게이트 특검이 끝나는 내년 3월 말이 유력하다.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6개월로 잡은 것과도 아귀가 맞다.
과거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으로 해체됐을 때도 유능한 팀장들은 계열사 사장으로 인사가 났다. 이에 따라 특검이 끝나는 3월 말에서 4월 초 미전실 해체와 함께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미전실 역할 중 꼭 남겨야 할 필수 기능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설계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미전실의 기능을 추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문회 등을 통해 구설에 오른 대외로비 관련 조직은 축소 또는 폐지할 가능성이 크다.
미전실의 기능을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밑으로 편입시키는 그림도 나온다. 현재 현대자동차 그룹이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그룹의 경우 계열사들이 단일 업이기 때문에 전자와 금융, 바이오, 중공업 등 다양한 부문의 비즈니스를 하는 삼성과는 사정이 다르다.
이밖에 그룹 전반의 경영현안과 리스크 관리를 맡을 위원회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재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미전실의 변형된 형태라는 비판은 예상된다.
◆"그룹 컨트롤타워 없애는게 비현실적" 지적도
재계 전반에서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없애는 게 현실적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전실의 순기능은 부인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전실은 M&A 등 미래성장전략 및 계열사 경영진단 등을 총괄하면서 삼성을 재계 1위로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까지 지닌 김상조 한성대 교수까지 미전실 해체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교수는 "삼성은 국내계열사만 60개, 해외사업장을 포함하면 400개의 계열사가 있다"며 "이같은 대형 그룹은 컨트롤타워 없이는 경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