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APAP 5’를 주제로 한 5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5) 폐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APAP 5는 짧은 준비과정에도 불구, 다양한 장르 작품을 선보이고, 많은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 국내외 미술계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국내외 20여 개 작가 팀이 선보인 작품들이 안양의 정체성을 적절히 녹여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지난 9-11월 개막한 광주‧부산비엔날레 등 굵직한 미술제 틈바구니 속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APAP가 오히려 더 주목받은 이유다.

▲ 공공예술 트렌드 제시
장르의 다양화, 시민 중심, 도시 맥락과의 조화를 지향한 점이 APAP 5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작가 프로젝트는 미디어, 영화, 퍼포먼스, 워크숍 등 다양한 장르로 진행했다. 작품에는 안양의 도시 맥락을 살피려는 노력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예술로 시민과 교류하려는 노력 또한 눈길을 끌었다. 이로써 APAP 5는 ‘예술성’, ‘다양성’, ‘공공성’을 두루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자산이 되는 공공예술을 추구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번 APAP 5를 기점으로 설치장소를 이전해 작품을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시청 앞 잔디광장에 자리하던 2007년 2회 APAP 작품, 실비 플뢰리의 ‘비토’를 안양역 앞 교통섬으로 이전, 작품을 재맥락화했다. 수명 다한 공공예술 작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일몰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2010년 3회 APAP 작품, 라움라보어의 ‘오픈하우스’를 철거, 이 과정에서 나온 폐자재로 새 작품을 만들어냈다.

재단 정재왈 대표이사는 “공공예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APAP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규모·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참여 이끌어내
APAP 5 개막 후 53일간 15,000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안양예술공원을 방문했다. 같은 기간 작품투어에 참여한 관람객만 해도 1,000여 명에 달한다. 개막 전과 비교하면 30% 증가한 수치다.

작가 프로젝트에서는 예술가와 시민이 적극 협력했다. 영화감독 ‘박찬경’은 안양예술공원과 시민일상을 이번 프로젝트 예고편 격인 공식 트레일러에 담았다.

APAP 중심 허브 안양파빌리온에도 시민 손길이 닿았다. ‘최정화’ 작가 작품은 시민이 기증한 폐가구를 활용했고, ‘크리스티나 김’의 쿠션 작업에도 시민 30여 명이 참여했다.

아르헨티나 미술가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는 새 둥지 80여 개를 안양 곳곳에 설치하는 데 시민 의견을 반영했다. 그 외 인도네시아 미디어아트 그룹 ‘하우스 오브 내추럴 파이버’의 공공예술 워크숍에는 6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시민이 아티스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영화감독 ‘임흥순’이 선보인 영화 ‘려행’에는 새터민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예술 속 상점’에서는 안양예술공원 인근 20여 개 상점 관계자가 시민 큐레이터가 됐다.

안양 거주 아마추어 연주자들은 ‘박보나’ 작가와 영상을 제작했다. 그 외 덴마크 건축가 그룹 ‘수퍼플렉스’가 진행하는 ‘웰컴센터’ 설계에 시민들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보탰다.

▲국내외 언론 이례적 집중 조명·미술계 호평
언론의 평가는 성공적이다. 지난 3월부터 9개월간의 국내 언론보도는 350여 건에 달한다. 이중 10여개 유력 일간지에서 전면을 할애해 심층 보도했다. 경기권에서 열리는 예술 축제로는 이례적 성과다.

국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예술 매체 이플럭스(e-flux), 패션매거진 하퍼즈 바자(Harper’s Bazaar), 글로벌 미술 전문 매체 아트아시아퍼시픽(Art Asia Pacific) 등이 이번 프로젝트를 비중 있게 다뤘다.

국내 언론은 예술이 스스로 몸을 낮춰 시민에게 다가갔다고 호평했다. 여전히 어렵다는 타 현대미술 축제와 뚜렷하게 대비된다. 미술계는 장르 다양화와 시민 참여 확대로 공공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APAP는 서울 메트로미디어가 주최한 ‘2016 공공미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민이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는 방안은… 숙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마다 열리는 트리엔날레 형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APAP와 시민 사이의 공백과 단절을 최소화하고 시민이 일상에서 예술에 대한 경험을 쌓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안양문화예술재단 공공예술기획단 송경호 단장은 “공공을 위한 예술축제의 본질에 천착하려면 공공예술에 대한 시민의 역량을 밑거름 삼아야 한다”며, “APAP가 시민과 일상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