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특검은 수사 초반부터 대기업에 집중해 뇌물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산규명' 국조특위 청문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이 뇌물죄 요건인 대가성은 없었다고 밝히면서 특검 수사 과정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날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 총수들은 기금 출연의 강제성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사면, 경영 특혜, 세무조사 회피 등 대가를 기대하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각 기업이 실제로 공익 차원에서 돈을 냈을 가능성도 있지만 총수들이 대가성을 한사코 부인한 것은 형법 130조의 '제3자 뇌물제공' 혐의를 피하기 위해 준비한 답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제3자 뇌물죄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뇌물죄에 대한 판단을 특검의 몫으로 넘기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직권남용의 공범으로 판단한 바 있다.

박영수 특검은 최근 "직권남용 혐의 적용은 구멍이 많은 것 같다"며 "대기업의 기금 출연 과정을 집중 조사하겠다"고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따라 특검의 초반 수사 대상은 두 재단에 돈을 낸 기업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