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내게 남은 48시간', 예능에 파고든 '죽음' 소재…감동+웃음 다 잡을까

2016-11-30 17:00

'내게 남은 48시간' 탁재혼-이미숙-성시경 [사진=CJ E&M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어색하고 낯선 ‘죽음’이라는 소재가 ‘예능’에 녹아들었다.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지 않고 ‘잘 죽을 수 있을까’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2층 그랜드볼룸홀에서는 tvN 웰다잉 리얼리티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전성호 PD를 비롯해 배우 이미숙, 탁재훈, 성시경 등이 참석했다.

‘내게 남은 48시간’은 출연자들에게 죽기 전 48시간의 시간을 주고 최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되는지를 살펴보게 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전성호PD는 예능에서 ‘죽음’을 소재로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다. 죽음이라는 소재가 안하는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왜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매년 건강검진 할 때마다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터부시 할까 생각이 들더라”며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있겠지만, 이 부분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쉽게 할 수만은 없겠지만 현재가 더 부각이 될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죽음이라는 걸 미리 체험해보면 현실을 어떻게 살아야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적극적인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전 PD는 “처음에 죽음이라는 소재를 받아들이는 세 사람이 다른 듯 하면서도 같은 공통적인 생각이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피하지만 다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도하게 됐다”고 더했다.
 

'내게 남은 48시간' 전성호PD [사진=CJ E&M 제공]


예능 프로그램에서 ‘죽음’을 소재로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소재의 무거움을 예능적으로 풀어가는 것에 대해 전 PD는 “프로그램에 더빙하는 차원으로 스튜디오 토크가 있다. 그때 탁재훈-성시경 씨가 이미숙 씨를 보고 많이 하셨던 말씀이 ‘귀엽다’였다”며 “흔히 말하는 코미디가 최적의 조합으로 짤 수는 없는 건 맞다. 하지만 가상 죽음으로 풀었을 때는 현실에 대한 판타지가 다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앞두고 떠오르는 생각들이 현실에서는 해낼 수 없지 않느냐. 평소에 못했던 거 실컷 하고 가자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녹화할 때도 엔터테이닝한 부분이 나왔다. 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 하자였다”며 “이미숙 씨가 녹화할 때 하셨던 말씀이 ‘촬영이야’라고 하더라. 이미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고, 그 결과물들과 마치고 나서 출연자들에게 물었더니 실제로 48시간이 있다면 ‘비슷하냐’고 물어보니 굉장히 닮아있다고 말씀하시더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그렇다면 왜 죽음을 앞둔 시간을 48시간으로 정했을까.

전성호 PD는 이와 관련해 “사실 48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받은 사람에게는 짧을 것”이라며 “제가 그런 상황이라면 48시간은 이틀이지만, 내가 뭔가를 준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짧은 시간인 것 같다. 24시간은 너무 짧고 3일은 좀 다른 스케일로 갈 수 있다. 해외도 갈 수 있겠지만 48시간은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저는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게 남은 48시간’에는 배우 이미숙과 박소담을 비롯해 방송인 탁재훈, 가수 성시경 등이 출연한다. 흥미로운 조합에 대해 전성호 PD는 “용기 있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소재인 죽음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었다”며 “같이 일해 본 경우가 거의 없는 분들인데 출연진 모두 속이 알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죽음이라는 게 내밀한 소재다. 그래서 적당히 가족 같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출연진의 조합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내게 남은 48시간' 탁재훈-이미숙-성시경[사진=CJ E&M 제공]


‘내게 남은 48시간’을 통해 리얼 예능프로그램 첫 출연을 하게 된 이미숙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는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소재였던 것 같다. 또 생각하기가 꺼려지고 내게 이런 일이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에 만약 이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라는 궁금함이 있었다”며 “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였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탁재훈은 ‘죽음’ 소재와 관련해 “영화에서나 다루는 소재라 생각하고 거절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게도 이런 날이 올 수도 있구나. 그런 날을 위해 내가 한 번 가상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구나’ 싶더라. 나를 되돌아보기에는 괜찮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성시경은 ‘내게 남은 48시간’에서 죽음 배달자로 출연한다. 즉 프로그램 전체를 이끌어 가는 역할이다.

이에 대해 성시경은 “저는 출연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었다. 그만큼 몰입할 수 있을까와 함께 창피하기도 했다”며 “저는 리얼한 걸 좋아하지만 몰입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도 했고, 또 몰입하면 창피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도 없고, 진행자로서는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자 전성호 PD는 “성시경 씨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메신저의 역할도 있지만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밖에서 경험을 하면 공감대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아직 설득하고 있지만,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PD는 “예능 프로라는 게 방송을 해봐야 안다. 얼마나 잘 되고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보고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이미숙, 탁재훈 씨를 보면서 위로를 받을 거다. ‘나 잘 살았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자신에게 한 번쯤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내게 남은 48시간’은 오늘(30일) 오후 11시 tvN을 통해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