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재검표 참여할 것"..승패 바뀌기는 어려울 듯
2016-11-27 10:23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26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캠프 측이 일부 주에서 진행될 재검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측은 이번 대선 결과는 미국인의 뜻이라며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 캠프의 마크 엘리아스 변호인은 26일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투표에서 사보타주의 근거는 찾지 못했지만 캠프는 클린턴을 지지한 6400만 이상 미국인에 대한 의무감을 느낀다”며 “공정한 검표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재검표 과정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와 클린턴의 표차를 고려할 때 재검표로 승패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우리는 클린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많은 이들이 좌절감을 이해하고 있으며 모든 표가 적절하게 검토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의 기본적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스콘신은 질 스테인 녹색당 후보의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25일 저녁부터 재검표를 시작했다. 스테인은 저명한 컴퓨터 과학자가 개표 수치가 해킹이나 조작을 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위스콘신뿐 아니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에서도 재검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테인은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다음 주에 재검표를 요구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대선은 끝났다.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 당일 내게 축하를 전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클린턴은 ‘우리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테인은 재검표 캠페인을 통해 700만 달러를 목표로 자금 모금을 시작해 지금까지 570만 달러를 모았다. 이 자금은 3개 주에서 재검표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스테인 측은 밝혔다.
스테인은 CNN에 “클린턴 캠프와 접촉하지 않았으며 내가 문제 삼는 것은 누가 승자가 됐는지가 아니라 검표 과정이 제대로 안전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재검표가 녹색당에 어떤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스테인은 “당파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찾을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시스템이 해킹 당했다는 근거가 나올 경우 그에 대한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보부는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반-트럼프를 외치는 수천 명의 사람들 모두 트럼프가 러시아 등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다만 백악관 측은 “대선 당일에 우리의 시스템을 노린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영국 가디언에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트럼프는 클린턴에 비해 200만 표 가량 적게 받았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우위를 차지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인 700만 명 이상은 녹색당의 스테인과 자유당의 개리 존슨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