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약세장 연기금이 막아줄까
2016-11-22 14:24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국내 연기금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약세로 돌아선 우리 증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연기금은 연말이면 강한 매수세를 보여왔고,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도 7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주까지 4주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며, 10월 이후 8주 가운데 6주 동안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1일까지 3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기록했으나, 순매수액은 하루 평균 600억원대에 그쳤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가시화된 가운데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과 위안화 약세로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기관은 4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금융투자 부문이 순매수를 주도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지난주에는 금융투자가 4주만에 순매도(2660억원)로 전환했다"며 "그러나 연기금이 339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기관의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고 분석했다.
연기금의 매수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연말에는 연기금의 매수강도가 강했다"며 "올해 연기금의 매수가 평균 대비 40%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연말까지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실탄'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IBK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이 연말까지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을 7조30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자산과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고려하면 6조3000억원을 연말까지 더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연금 외 우정사업본부와 교직원공제회 등의 매수 여력은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연기금이 사들일 것으로 보이는 업종과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연기금 순매수가 집중될 업종으로 정보기술(IT)과 금융, 소재·산업재를 꼽으며 연말과 연초까지 변동성 확대시 비중확대 전략으로 대응할 것을 제시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이번 달 연기금 순매수 상위종목인 삼성전자, SK, SK하이닉스, S-Oil,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건설, 롯데케미칼, 고려아연, 현대해상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