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단막극의 의미를 되새긴다…드라마스페셜 '아득히 먼 춤', 스쳐지나갈 일상의 이야기

2016-11-18 16:12

'아득히 먼 춤' PD-출연진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젊은 연극연출가의 죽음을 다룬,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를 이야기하는 ‘아득히 먼 춤’이 KBS 드라마스페셜로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2층 대본연습실에서는 KBS 드라마스페셜 ‘아득히 먼 춤’(극본 이강 / 연출 임세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임세준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상희, 구교환, 남명렬 등이 참석했다.

‘아득히 먼 춤’은 동료의 유작으로 연극공연을 준비하는 극작가의 휴먼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임세준 PD는 “작품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한 마디로 정리해보면 낮고 선한 목소리로 삶의 본질을 전달하는 느낌의 작품”이라며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내면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임 PD는 “닿지 않으려고 하는 거를 닿으려고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다른 개인이 다가가는 이야기다. 본질적으로 최 현은 신파랑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니고 죽고 나서야 진정성을 알아가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상희-구교환-남명렬 등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먼저 임PD는 “부탁드리고 심사숙고해서 기다렸다”고 운을 뗐다. 남명렬이 연기한 안드로이드 소장 캐릭터에 대해 그는 “처음으로 죽음으로 생각하게 된 캐릭터인데, 그 임팩트는 굉장히 크다. 그런 고독함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분이라 생각했다”며 “굉장히 힘든 촬영 현장이었음에도 안무에 대해 첨삭을 해주시면서 연기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갑작스럽게 자살한 연극연출가 신파랑 역을 맡은 구교환에 대해 임PD는 “극중의 연극 연출가인 파랑을 연기하기에 적합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었더니 ‘제가 만든 15분짜리 단편 영화가 있는데 자기전에 틀어놓고 본다’고 하시더라. 그때 굉장히 멋졌다”며 “이 친구는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에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을만한 작품이더라”고 칭찬했다.

극작가 최현을 연기한 이상희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내면의 고독감을 유지하고 있는 배우라 생각했다. 캐릭터와 비슷했다”며 “현이라는 인물의 감정을 가장 잘 끌어올 수 있는 배우라 생각했다. 고민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왼쪽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득히 먼 춤' 임세준PD-배우 남명렬-구교환-이상희) [사진=KBS 제공]


‘아득히 먼 춤’은 젊은 연극연출가의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남다른 매력을 느꼈다.

먼저 이상희는 “주변에서 들었던 이야기고, 친구의 친구 이야기라서 드라마라는 대중적인 장르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구교환은 “드라마 출연 제의는 처음인데 먼저 임세준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 즐겁고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감독님과 제가 좋아하는 유형들이 비슷해서 매력있는 감독님이라 생각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안드로이드 소장 역을 맡은 ‘연극계의 거장’ 남명렬은 “연출가와 희극 작가에 연극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굉장히 편안한 소재였다. 인류가 죽고 인조인간이 지배하는 소재가 참신하고 특이했다”며 “일반 드라마에서는 잘 선택하지는 못하는 소재라 보통 드라마보다 매력적이었다”고 선택 이유를 전했다.

극중 극작 전공 연극학도로 연출 신파랑(구교환 분)과는 연영과 내 콤비로 통하는 극작가 최현 역을 연기한 이상희는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예전 작품에서 머리를 조금 자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땐 정말 서운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단발머리로 자른 게)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엄청 느꼈던 것 같다. 현이가 이해를 받아야 신파랑(구교환 분)도 이해를 받을 수 있는 캐릭터”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임세준 PD는 “제게는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어떤 진심들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이상희는 “정말 좋은 감독님과 스탭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이 배려받고 도움받는 현장이었다. 그게 굉장히 큰 복이라 생각한다”며 “저의 팀이 되어준 것 같은 기분과 고마움을 느끼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명렬은 “단막 드라마가 있다가 없다가 했다. 기획이 쉽게 안 되는 환경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단막 드라마는 한 편의 완성도는 굉장히 높은 건 분명하다”며 “일반 드라마는 환경 자체가 상업적인 부분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인 걸 안다. 단막극은 그런 부분을 덜 고려해도 되는 것 같은데, 거기에 신경을 써주셔서 단막 드라마가 고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반고정 프로그램으로 계속 유지가 돼서 감독들도 자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터가 마련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먼 미래에 드라마 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기자간담회 자리를 의미있게 마무리했다. 20일 오후 11시 4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