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의 경제학

2016-11-11 18:08

[사진=굽네치킨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매운 음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장기 불황과 청년 실업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이 간단하게 이를 풀고자 하는 욕구가 매운 음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스트레스와 불안에 매운맛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매운 음식을 섭취할 경우, 신체가 캡사이신과 같이 매운맛을 통각으로 인지하고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굽네치킨의 매운맛 치킨 '굽네 볼케이노가'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누적 매출 1100억원을 돌파했다. 신메뉴가 출시 1년 안에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맛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펼친 굽네 볼케이노는 전체 주문량 중 5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bhc는 멕시코 하바네로고추와 청양고추를 넣은 '맵스터'를 선보였고, BBQ도 '마라핫치킨'과 '레드핫갈릭스'를 출시하는 등 매운맛을 내세운 신제품으로 맞불을 놨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짬뽕라면으로 번진 매운맛 열풍은 최근 가공식품 시장까지 이끌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매운맛을 더한 캔햄 '매운 리챔'을, 사조해표는 지난 1일 참치캔 '사조 더 매운 고추참치'를 선보였다. 무조건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은은하면서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제공해 꾸준한 인기를 모으겠다는 각오다.

매운맛 열풍에 웃는 의외의 제품도 있다. 바로 쿨피스다.

동원F&B의 '쿨피스'는 매운 음식과 어울리는 유산균 음료로 각광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실제로 2013년 115억원이었던 쿨피스 매출이 지난해에는 1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는 17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녀노소 전 연령층에서 매운맛을 찾으면서 매운맛이 식품·외식업체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지난해에 치즈맛, 달콤한맛이 인기를 끌었다면 한동안 매운맛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