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2P 독주에 제동 걸리나
2016-11-07 18:00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부동산 P2P(개인간 대출)업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P2P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고액투자자 비중이 높은 부동산 P2P업체들은 단시간에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억원부터 10억원대까지 모집 금액이 큰 부동산 P2P업체들은 향후 투자금이 1000만원으로 제한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실제로 상위 부동산 P2P업체의 경우, 고액 투자자 비중이 다른 P2P업체 보다 높다. 부동산 대출을 주로 하는 테라펀딩의 1인당 평균투자금액은 1617만원에 달한다. 투자자 대다수가 1000만원을 넘긴 상황이다. 1인 최대 누적 투자금액은 8억1500만원, 1인 최다 투자 횟수는 무려 58회다.
부동산 P2P업체들이 모집하는 투자금은 신용대출보다 규모가 크다. 한 부동산 P2P의 경우, 1억부터 10억원 대까지 최소 모집 금액이 억대를 넘어선다.
이처럼 고액 투자자들이 부동산 P2P로 몰리면서 업체들은 단기간에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테라펀딩은 올 6월에 10억원을 모집하는 데 단 2분 30초만에 마감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재투자 비율도 높다. 또 다른 부동산 P2P업체인 펀딩플랫폼의 재투자 비율은 83%다. 10명이 투자하면 그 중 8명 이상이 재투자를 하는 꼴이다. 고액 투자자들이 부동산 P2P업체의 성장을 견인해 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부동산 P2P 업체는 고액 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면서 "이같은 업체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 P2P시장이 급속하게 확대된 것도 신용P2P에 비해 투자자 모집이 수월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부동산 P2P가 신용대출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해 보다 많은 액수를 투자했다.
P2P 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동산 상품이 투자자를 모으기 쉽다"면서 "부동산P2P의 경우 규모가 큰데도 불구하고 투자금 모집이 빠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존에 신용P2P에 주력했던 업체들도 부동산 상품 취급을 급격히 늘려왔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29개 중 부동산 상품을 취급하는 곳이 18곳에 이를 정도다.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10월 말 기준으로 현재 총 3394억원이며, 부동산 담보와 PF대출은 총 1894억원으로 64%를 차지한다. 1000만원이 넘는 고액 투자자 비율도 80%에 육박한다.
부동산 P2P업체 관계자는 "모집 금액 자체가 다른데 신용과 부동산 대출 규제가 똑같다"며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