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2016 미국인의 선택은? 후보별 당선 시나리오
2016-11-07 14:39
보호무역 강화용 경제 노선은 비슷...외교, 조세 정책은 정반대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공약은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점이 많다. 누가 당선되든 국제사회에 혼란과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클린턴 당선시..."동맹 강화 등 포용 정책...내부 충돌 불가피"
클린턴은 그동안 한·미동맹을 비롯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한국과 일본 등 각국 동맹 관계를 현재 수준 이상으로 강화해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불법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외에 인권문제까지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역·통상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을 강조하면서 과거 정부가 맺어온 통상 조약들을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해온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조건부 재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 조세 제도와 관련해서는 현행 과세 소득구간을 유지하되 버핏룰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소폭 조세 개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클린턴은 연 수입이 500만 달러(약 60억 33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들을 대상으로 4%의 추가 세율을 부과하는 이른바 '부유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당분간 미국 내 정세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바마 케어, 총기규제, 세금 정책 등에서 트럼프와 번번이 대립해온 데다 이메일 스캔들과 트럼프 재단 문제로 트럼프와 공화당의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경우 트럼프의 '선거 조작' 논란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 트럼프 당선시..."국제협약 전복 가능성 높아 불안정성 확대"
국제사회가 트럼프 당선을 경계하는 이유는 국제사회 간 협의 내용을 반전시키는 주장이 많은 탓이다. 지구 온난화 대책의 일환인 파리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도 당장 폐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제적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모든 무역 협상을 폐지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주장해온 만큼 트럼프 집권시 기존 글로벌 무역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변수를 안게 됐다. 멕시코와 유럽에서도 각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일본 등 동맹 관계도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안보무임승차론'을 거듭 강조하면서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늘리겠다는 발언도 서슴없이 내비쳤다.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한·일 핵무장 용인 검토, 미군 철수 등과 같은 극단적인 공약도 현실화될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하게 틀어지면서 아시아발 냉각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그동안 "대통령이 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제소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 문제는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는 상태다.
미국 내부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가 공약을 지킨다면 미국 내 법인세가 현행 35%에서 15%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상 최대의 세금 감면과 각종 규제 완화에 따라 내수 소비가 증가하면서 리테일·요식업이 번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외에도 △ 오바마 케어 폐지 △ 개인 보험 관련 세금 공제 제정 △ 해외 마약 허용 규제 완화 △ 평균 육아비 공제 등의 정책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총기와 관련해서는 현행 규제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총기 소유 옹호자 가운데 하나로, 미국총기협회(NRA)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내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극단적인 이민자 차단 정책으로 고립주의적 성향을 띠면서 유색인종의 분노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 신인으로서 트럼프 정권 초기에는 다수 정책이 표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