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클린턴 캠프 "FBI, 트럼프-러시아 연계설도 밝혀야"

2016-11-02 13:39
민주당, "트럼프 의혹도 확실히 밝혀야"...FBI 국장 음모론도
클린턴, 트럼프 여성 비하 발언 다시 꺼낼 듯

로비 무크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 연방수사국(FBI)가 미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FBI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클린턴 캠프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러시아의 연계설을 조사해야 한다고 나서 주장하고 나서면서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는 탓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CNN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로비 무크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FBI가 대선 후보를 검증하기 위해 이메일 재수사를 시도한다면 트럼프와 러시아의 연계설에 대해서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됐을 때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이유로 적극 나서지 않았다"며 "불과 한 달 사이에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초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됐을 당시, 코미 국장은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 발 뒤로 뺐다. 결국 정부기관들의 공동 성명에는 FBI를 제외한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DNI)의 입장만 담겼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트럼프의 친(親)러시아 노선을 문제 삼아 러시아 내 인사와 접촉하거나 상업에 종사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장해왔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는 해외 부패 방지법 위반 혐의로 국제 금융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미국 온라인 매거진 슬레이트도 보도를 통해 "러시아 내 컴퓨터 전문가 그룹에 의해 트럼프 재단과 모스크바 소재 알파 은행, 또 다른 러시아 기업 등이 이메일 서버를 통해 서로 연결을 시도했다는 수천건의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호프 힉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해당 서버는 호텔 마케팅 자료를 보내는 데 사용했던 수년간 휴면 상태였다"고 해명한 상태다.

FBI는 현재 트럼프와 러시아 정부 간 연계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에 유리할 수 있도록 코미 FBI 국장이 돌발 입장을 내놨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코미 국장은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은 공화당원 출신이다.

한편, 클린턴은 1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플로리다 데도시티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 알리시아 마차도 전 미스 유니버스와 함께 나서 공동 유세에 나섰다. 지난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알리시아 마차도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미스 가정부', '미스 돼지'라는 폄하발언을 했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오랫동안 여성을 모욕하고 무시해왔다"며 "투표를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 외신 등은 FBI 재수사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클린턴이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을 다시 한 번 화두로 꺼내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클린턴은 FBI가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 재조사를 시행한다는 말에, 문제 없을 것이므로 자신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