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순실 딸 名馬 구입비로 35억 지원… 檢, 자금흐름 추적

2016-11-02 07:50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삼성이 최순실씨(60)와 그의 딸 정유라씨(20)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 컨설팅 업체 '비덱 스포츠'에 수십억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삼성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금의 흐름을 추적 중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국내와 독일 은행에 개설된 계좌를 거쳐 삼성 측에서 독일 비덱스포츠로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보낸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가장 많은 출연금을 낸 기업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기업 53개사가 낸 774억원 가운데 출연금의 26%가 넘는 204억원을 내놓았다.

삼성은 두 재단을 둘러싸고 청와대가 강제 모금을 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된 7월 말 이후 지금까지 줄곧 204억원 이외에는 최씨 측과 관련된 돈을 지출한 일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독일의 한 매체가 '한국의 삼성 승마팀이 10억원에 달하는 명마를 구입해 정유라에게 지원했다'고 보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은 지속됐다. 삼성은 당시 모르쇠로 일관했다. 전혀 관련 보도와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정씨를 위해 승마장을 대신 구입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독일 엠스데텐에 있는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을 사들인 것을 두고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명마(名馬) 구입 및 관리 지원 차원에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컨설팅 비용은 280만 유로였다.

이 자금 가운데 10억원 넘는 돈이 그랑프리 대회 우승마(馬) '비타나V'를 사는 데 들어갔다. 그러나 이 말을 타고 독일에서 훈련한 유망주는 오직 한 사람, 최씨의 딸 정씨뿐이었다. 35억원이라는 거액이 사실상 정씨 한 사람을 위해 지원된 것이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협력사의 문제이지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는 식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