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경쟁력 강화] 결국 '대우조선해양' 존속…'속 빈 강정'된 조선 구조조정 안

2016-10-31 14:43
정부,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 및 조선업 밀집지역 경제활성화 방안 발표
조선업 수주절벽 대응 공공선박 등 250척·11조 규모 발주
해운선사에 6.5조 금융지원…울산 등 5개 권력 3.7조원 지원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합동브리핑에 참석, 대책 추진 배경 및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왼쪽부터 정은보 금융위부위원장, 최상목 기재부 차관, 정만기 산업부 차관, 운학배 해수부 차관) [사진제공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부실규모가 큰 대우조선해양을 유지하기로 결정, 현대·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 '빅3'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10개월 가량 끌어온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속 빈 강정'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가 분할·합병 등 큰 폭의 산업재편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조선업의 근본적 문제인 공급과잉에 대해 해결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31일 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선·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조선밀집지역 경제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상선 등 경쟁력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매각을 통해 책임경영을 유도하기로 했다. 해양플랜트사업 역시 철수가 아닌 축소로 결론났으며, 14개 자회사와 조선소 사업장 외 모든 부동산 매각 등이 추진된다는 게 골자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또 수주절벽으로 위기를 겪는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선박 조기 발주, 선박펀드 활용 등을 통해 250척 이상, 11조원 규모의 발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유휴 도크 가동 중단과 비조선해양 사업부문 분사를, 삼성중공업도 호텔, 선주 숙소 등 비생산자산 매각, 1조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을 추진한다.

장기간 침체를 겪는 해운산업에도 선대 경쟁력 확보 등을 목표로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이뤄진다.

국내 선사의 신규 선박 발주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말 발표한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선박펀드)' 규모가 당초 12억 달러에서 24억 달러(약 2조6000억원)로 2배 확대된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선사의 보유선박을 인수하고 다시 빌려주는 '한국선박회사(가칭)'를 내년 상반기 설립하고, 중고선박 매입 후 재임대해주는 캠코의 선박펀드 규모는 당초 1조원에서 2019년까지 1조9000억원으로 늘린다.

위기에 빠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남권, 울산권, 전남권, 부산권, 전북권 등 5개 권역에 2조7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조선산업 발전 국회의원 모임'은 "단순히 설비와 인력을 줄이는 정도로 박근혜 정부의 임기를 버틴 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차기 정권으로 떠넘겨 그야말로 폭탄 돌리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