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지령으로 의병활동 정환직·용기 父子, 11월의 호국인물

2016-10-31 09:33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을사늑약 체결 직후 국권회복을 위해 의병활동을 전개하다 순국한 정환직·정용기 부자가 11월의 호국인물로 선정됐다.

31일 전쟁기념관에 따르면 1843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정환직 선생은 서울 북부도사와 삼남참오령, 토포사, 시종관, 삼남도찰사 등 관직을 두루 역임했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고종은 당시 중추원 의관으로 있던 정 선생에게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라는 밀지를 내렸다. 이에 정 선생은 아들 정용기 선생을 영천으로 내려 보내 의병을 모집하게 했다.

이한구, 정순기, 손영각 등과 함께 산남의진을 결성하고 의병대장이 된 정용기 선생은 영천, 경주, 청하, 청송 등에서 일본군을 격파하며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1907년 9월 영일 입암전투에서 일본군과 교전 중 총에 맞아 전사했다.

아들을 잃은 정환직 선생은 산남의진 제2대 대장이 돼 흩어진 의병을 규합, 본격적인 대일 항전을 전개했다. 청하, 흥해, 청송, 영덕 등에서 일본군 시설을 공격, 무기를 탈취하는 등 수많은 전과를 올렸으나 영덕전투 후 경주로 이동하던 중 청하면 각전에서 일본군에 붙잡혔다. 일본은 정 선생을 회유했으나 정 선생은 끝내 굽히지 않았고 결국 총살됐다.

정부는 국권회복을 위해 희생한 정 선생 부자의 공훈을 기려, 정환직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정용기 선생에게는 독립장을 각각 추서했다.

전쟁기념관은 내달 3일 유족 및 유관단체 주요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정 선생 부자를 추모하는 현양행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경북 영천시 충효재에 세워진 산남의진 정환직, 정용기 부자 충효동사적비[사진=전쟁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