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자율화 이후 손해율 개선…"보험료 인상 지속될 것"
2016-10-30 10:10
보험 상품·가격 체계 다양화에 시일 걸릴 것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보험료 인상의 영향으로 올해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료 자율화 조치 이후 보험료 인상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소비자 부담 전가가 우려된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단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보험사 손해율(부가보험료 수입액 포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손해율은 지난해 말 98.6%에서 올 상반기 말 95.5%로 하락했다.
손해율이란 가입자가 낸 보험료 대비 보험사 지급 보험금의 비율로 100%를 넘으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준 보험금이 많다는 뜻이다.
주요 손보사의 6월 말 기준 손해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94.4%로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 낮아졌고, 현대해상이 96.7%로 같은 기간 3.9%포인트 하락했다. 동부화재와 KB손보는 각각 96.5%, 95.0%로 0.8%포인트, 4.1%포인트 떨어졌다.
생명보험업계도 삼성생명의 손해율이 6개월 동안 82.7%에서 80.9%로 하락했고, 한화생명(2.2%포인트 하락), 교보생명(2.9%포인트 하락) 등도 손해율이 개선됐다.
보험사들의 손해율 개선은 보험료 인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험료 산정이 자율화되면서 그동안 누적된 손해에 반해 상승 요인이 반영된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금감원이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한 실손 보험료(영업보험료) 현황을 보면 올해 24개 보험사의 실손 보험료는 전년 대비 평균 18% 인상됐다.
보험료 상승 추세는 보장성 보험 외에 다른 각종 보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이미 지난 4월에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 보험료 할인율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르게 된다.
보험료 자율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보험상품과 보험료 체계가 다양해지고 경쟁이 활발해지는 긍정적인 여파보다 보험료만 인상되는 부작용이 큰 실정이다.
이와 대해 박용진 의원은 "보험사들이 손해가 막심하다고 항변하지만 부가보험료 수입까지 합산해도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금융당국이 나서서 보험료 현실화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