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에 왠 역사공원?...공람·공고 압구정, 주민들 뿔났다

2016-10-30 11:24
5000여건 주민 의견 접수...‘역사문화공원 위치 변경’, ‘층수 제한 완화’ 등 의견 담아
시세는 보합...전용 85㎡(35평) 실거래가 19억원, 호가 20억원 선에서 유지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 열람공고[이미지=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지난 28일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안 주민 공람·공고 기간이 끝나며 약 5000건의 주민 의견이 강남구청에 접수됐다. 압구정 재건축은 다시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지난 28일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날까지 약 5000건의 주민 의견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민 의견서는 주로 ‘역사문화공원 변경’과 ‘층수제한 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3일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및 계획결정안’ 열람공고를 실시하고 28일까지 주민 의견을 접수받았다.

이날 오후 3시께 주민 의견서를 제출하러 강남구청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발족 재건축준비위원회’ 신영세 간사장은 서울시의 역사문화공원 계획안에 대해 ‘역사문화공원을 축소하고 덮개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 “‘왜 우리의 노른자위땅을 공원으로 내어주느냐’는 문항에 67%가 동의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 35층 층수제한에 대해서도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층수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며 “‘재건축이 늦어지더라도 50층까지 되도록 투쟁하자’에 주민의 64%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민 의견서는 전체 401명의 응답자 중 341개의 유효설문지를 받아 작성됐다.

신 간사장이 제출한 의견서는 이외에도 △지구단위계획 및 결정고시에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고시 포함 △B1획지변 가로활성화특화구간 설정 취소 △상가 신축 예정인 C5획지폭 40~50m로 확대 △현대아파트단지 양분하는 도로폭 축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24일에는 또 다른 단체인 ‘올바른재건축준비위원회’와 ‘현대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주최하는 ‘압구정지구단위계획에 대한 문제 및 대응방안 설명회’가 열렸다. 이들도 ‘역사문화공원 변경’과 ‘층수제한 변경’을 주장했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정제택 회장은 ‘올바른재건축준비위원회’, ‘새로운재건축준비위원회’와 함께 의견을 모아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주민 의견서를 27일 서울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출한 주민 의견서는 △역사문화공원 위치 동호대로변으로 변경 △25m 중앙도로 설치 반대 △압구정초등학교 이전 반대 △기부채납비율 15% 철회 △층고제한 45층으로 완화 △준주거지역 종상향 규모 1만㎡로 축소 △근린생활시설 주상복합형 단지로 개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 회장은 “지구단위계획은 5년 이내에 사업이나 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기 때문에 서울시가 확정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압구정 재건축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대아파트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압구정 재건축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있는 현대아파트는 여전히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주 형성된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5㎡(35평) 실거래가 19억원, 호가 20억원 정도에서 현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시세에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압구정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며 “오르길 기대했던 일부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 보합세 상태에서 간간이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주민 의견서가 집계되지 않았다”며 “우선 의견서를 집계하고 내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의견 검토, 수용 분석 등의 심사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