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부족·고령화' 일본 물류 대란 위기...공동 배송체계 확대

2016-10-25 13:20
인력란에 택배 건수는 되레 증가...화학업체·택배사 등 대응 마련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저임금·신규 취업 감소 등으로 일본 운송업 종사자 수가 줄어들면서 물류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분야별 주요 업체들이 공동 배송체계를 마련,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운수업 종사자 수는 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서도 지난해 운수업 분야 유효 구인 배율은 2.25배로, 전체 업종 평균(1.21배)을 크게 웃돌았다. 유효 구인 배율은 전국 직업소 신청된 구직자수에 대한 구인 수 비율을 말한다.

운수업은 저임금 등의 문제로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하는 분야 중 하나다. 기존 운수업 종사자 10명 중 7명은 40대로, 60대 이상 운전자도 15%에 이르는 등 고령화 추세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취업이 감소하는 데다 고령자 퇴직은 늘면서 유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력란이 심각한 가운데 인터넷 쇼핑몰 거래 등을 통한 택배 건수는 급증하고 있어 물류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택배 건수는 37억 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5년 전보다 2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데미쓰코산, 도레이, JSR 등 일본 주요 화학기업 6곳이 공동 배송체계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경쟁사끼리 공장 내 집하 작업부터 고객 배송까지 공동 체계를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송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별 배송을 시도하면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택배업체인 야마토홀딩스(HD)도 간선도로 수송 체계를 정비하고 트레일러 두 량을 연결해 운송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적재량이 10톤에 이르는 기존 대형 트럭보다 최대 80%까지 더 많은 짐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에서는 일부 소매업체들이 트럭 대신 철도를 이용한 공동 운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홋카이도와 동북지역 기반의 식품업체 아크스와 CGC재팬은 일본화물철도(JR화물)와 함께 농산물을 공동 수송한다는 계획이다. 인력란이 심각한 트럭보다는 철도를 활용하는 편이 수요 맞추기에 적당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