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점검] 규제 앞두고 강남권 상승세만 일시 '주춤'...청약열기는 '~ing'

2016-10-23 13:00
10월 셋째주 서울 재건축 상승률 전주의 1/4 토막...수도권은 상승세 유지
21일 8개 모델하우스 오픈…사업장마다 수만 인파 몰려

지난 21일 문을 연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 주말 사흘간 7만여명이 방문객이 몰렸다. 사진은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꽉 들어찬 모습.[사진=대우건설 제공]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정부가 규제 시그널을 주면서 재건축을 중심으로 강남3구 아파트값 상승폭이 일제히 둔화됐다. 매수 움직임이 줄고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집주인들의 매도호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다만 강남권 등을 제외한 다른 수도권 지역은 규제 시그널이 나오기 전과 비슷한 상승률을 유지했으며, 신규분양 모델하우스에도 사업장마다 수 만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열기가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 시그널로 인해 강남3구 집값이 일시적으로 둔화됐다면서도 규제 발표 시기를 놓치거나 늦어질 경우 비강남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규제 시그널에 강남3구 아파트값 일제히 둔화=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셋째주(10월16일~21일) 수도권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이 0.24%, 신도시는 0.08%, 경기·인천은 0.05%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주와 비교해 상승폭은 서울 0.06%포인트, 신도시 0.04%포인트, 경기·인천은 0.05%포인트 둔화됐다. 

아파트값 과열 진원지인 강남3구 재건축이 일제히 가격 상승폭이 줄면서 서울 재건축은 0.10%를 기록했다.  전주(0.42%)에 비해 상승폭이 4분의1  이상 줄어든 셈이다. 서초구(0.05%)와 강남구(0.02%)의 재건축 변동률도 상승폭이 줄었고, 특히 송파구(-0.17%)는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 층수 제한 문제가 겹치며 31주 만에 하락했다.

반면 규제 검토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지역은 여전히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일반 아파트는 지난주(0.28%)와 비슷한 0.27%의 상승률을 유지했다. 양천구(0.67%)를 비롯해 △금천(0.57%) △광진(0.44%) △강동(0.41%) △영등포(0.36%) △강서(0.35%) △노원(0.31%) △구로(0.30%) 등이 상승했다.

양천구는 목동 목동신시가지1단지가 1500만~5000만원, 2단지가 2500만~5000만원 각각 올랐다. 금천구는 실수요자 위주로 매물을 찾으면서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가 1000만~2500만원 상승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강남권 재건축은 정부의 규제대책을 관망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둔화됐기 때문에 시장이 진정된 모습처럼 일시적인 착시를 보일 수 있다"면서 "과열된 재건축과 분양시장을 겨냥한 규제 대책의 발표시기를 늦출 경우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분양 모델하우스는 '인산인해'= 부동산114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국에 8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았다. 이 가운데 서울 신길뉴타운에 문을 연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는 첫 날 8000여명이 다녀간후 주말 사흘간 모두 3만여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모델하우스를 관람하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영업전을 펼치는 광경이 연출됐으며, 모델하우스 내부에 마련된 유니트 입구에는 긴 줄이 형성돼 안내원들의 통제에 따라 입장할 정도로 많은 방문객이 몰렸다.

현대산업개발 분양 관계자는 "무엇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도금대출 은행도 1금융권으로 확정됐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내방객들의 상당수가 청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권인 안산에 모델하우스를 연 대우건설의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에는 21일~23일 사흘간 무려 7만명의 내방객이 방문하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일룡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안산 초지역이 가까워 KTX 개통에 따른 최대 수혜단지인 점 때문에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 같다"며 "59㎡ 이하의 소형물량이 많아 임대소득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과 호반건설이 각각 분양에 나선 '서동탄역 더샵 파크시티'와 '원주기업도시 호반베르디움 2,3차' 모델하우스에도 주말 사흘간 3만명과 1만2000여명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10월 마지막 주에는 전국적으로 모델하우스 27곳이 한꺼번에 문을 열 예정에 있어 정부의 규제 시그널에 대한 효과와 함께 연말 분양시장의 청약성적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를 타깃으로 하는 과열 억제책 나올 것으로 예고된 만큼 대책 발표 전까진 관망세가 지속되고 발표 후 규제 강도에 따라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강남을 타깃으로 하는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비강남권 아파트로 청약이 몰릴 만한 배경이 만들어졌다"면서 "강북 재개발과 수도권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과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