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내륙 발사로 자신감 비친 북한
2016-10-17 16:07
ICBM 실험 위해 고각발사 강행…추가 도발 가능성 높아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화성-10)이 처음으로 장소를 옮겨 방현비행장에서 발사됐다. 북한이 발사장소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무수단 시험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실험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앞으로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당국은 17일 북한이 무수단 발사 장소로 방현비행장을 택한 이유에 대한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방현비행장에서 무수단을 발사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 가능성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5일 낮 12시 33분경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했다. 북한은 무수단을 이동식발사대(TEL)에 실어 방현비행장으로 옮긴 뒤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현비행장은 북쪽 내륙지역에 있는 북한 공군 비행장으로, 과거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용한 적이 없는 곳이다. 북한은 이전까지 6발의 무수단을 모두 원산 일대에서 동해를 향해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수단 발사 장소를 내륙지역으로 옮긴 것에 주목하며 이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사에 실패할 경우 해안보다 피해의 우려가 큰 내륙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미사일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상적으로 미사일은 해안에서 쏘는데 내륙에서 쏜 것은 그만큼 미사일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것”이라며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해 무수단을 원산까지 끌고 가는 것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노출의 위험이 크다. 오히려 미사일 저장시설에서 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6월 이후 115일 만에 무수단 시험발사에 나서면서 무수단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이번 무수단 발사에도 실패하면서 총 7번의 시험발사 중 6번 실패했다.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무수단을 계속해서 쏘아 올리는 것은 ICBM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무수단을 이용해 ICBM 기폭장치 실험 또는 신형엔진 실험을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6월 발사에 이어 이번에도 무수단을 고각 발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권 재진입시 미사일의 핵탄두가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에 견디도록 하는 ICBM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고각 발사를 강행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교수는 “단순히 무수단의 실패로 보면 안 된다. 무수단을 고각으로 올리는 것은 ICBM급을 실험하겠다는 의도”라며 “무리한 고각 발사로 인한 자세 제어의 실패 또는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신형엔진의 결함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한이 당분간 무수단 시험발사를 계속 강행할 것으로 보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