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발사 능력 입증 위해 다시 도발 가능성

2016-10-16 16:58
"한·미 연합훈련 종료 맞춰 도발" 분석
괌 미군기지 사정권…7번 중 1번 성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지난 15일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으로 두는 무수단(사거리 3500㎞)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이번 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는 평가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이 15일 오후 12시 33분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실패했다"고 밝혔다.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은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전략사령부도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한이 15일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16일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런 거듭된 도발은 한반도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엄중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도발은 5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 신규 제재 결의가 협의 중인 가운데 감행된 것으로서 유엔의 권능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무모한 행위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의지를 더욱 강화하고, 북한의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을 가일층 심화시킬 뿐이라는 점을 북한은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5일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한 이후 40일 만이다. 무수단미사일 발사는 지난 6월 22일 이후 115일만으로, 당시 북한은 무수단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최대 높이 1413.6㎞와 사거리 400㎞를 기록, 시험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북한은 이번까지 포함해 무수단미사일을 총 7번 발사했지만 한 번만 성공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무수단미사일은 사거리 3500㎞로,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무수단미사일 발사가 또 실패하면서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능력 입증을 위해 조만간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의 경고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있다고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아마도 핵 공격을 수행할 향상된 능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러고 나면 바로 죽는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발의 성격이 크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장, 원산 지역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기지 등에서 동시에 이상 징후가 포착돼 도발할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아무런 도발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

이를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눈치를 보며 도발을 자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유엔에서 여전히 제재 논의가 진행되는 있음에도 이번에 무수단미사일을 발사한 데는 미국이 이른바 '최고 존엄'인 김정은을 겨냥해 '죽는다'는 고강도 경고 발언을 한 점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평가다.

북한은 15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러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이며 우리에게 한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 행위"라며 "미국이 우리에게 덤벼드는 그 순간 백악관부터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6일 "북한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미국의 위협에 기가 죽은 것처럼 보이니까 도발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도발 시기로 15일을 선택한 것은 한미 연합훈련 종료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도발 가능성이 컸던 노동당 창건일인 10일은 한미가 연합훈련을 시작한 날이었는데 북한이 그냥 지나갔고 공교롭게도 훈련이 종료된 날 도발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15일은 한미 해군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투입해 한반도 전 해역에서 지난 10일부터 실시한 대규모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를 마친 날이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