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재용, 승부수는 '컨트롤타워 구축'
2016-10-13 17:38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로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책임경영의 법적 의무를 지게 되는 만큼, 이번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하고 정상궤도에 올려야 하는 책무를 안게 된 셈이다.
삼성 외부의 전문가들은 13일 “이번 위기야 말로 이재용의 '뉴삼성' 이 나아갈 방향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등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사태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삼성의 문제로 누누이 거론되는 지배구조의 경직성을 고쳐야 한다"며 "이는 최고 대표자의 입에서 나와야 힘을 얻고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신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닥에 떨어진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이 부회장의 과제다. 당장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30%나 줄어들었고 삼성의 스피드 경영에도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 교수는 "물론 삼성의 조급증이 지금과 같은 화를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관리에 치중하면 시장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니의 '식스시그마'가 주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얘기다. 소니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계로 전환될 때 내구성을 최고의 가치로 두던 식스시그마의 성공 신화에 매몰돼 실기한 경험이 있다.
이 교수는 "문제의 재발을 경계하는 태도는 당연하지만 삼성의 혁신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퍼스트무버'로서의 삼성의 도전정신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관리의 삼성'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관리의 삼성이란 의미는 삼성의 관료주의적인 서열 문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이번 문제 역시 결정자와 실행자가 다르고 상하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에 야기됐다"고 짚었다.
오 교수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구글의 혁신을 가져왔듯이 삼성도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대로 수립해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조 교수는 "전 세계가 이 부회장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그의 경영 능력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