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000명 유입' 이탈리아 난민 포화 상태 비상

2016-10-05 16:23
경제난 이어 난민 문제까지...렌치 정권 직격탄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탈리아에서 구조되는 난민 수가 하루 평균 6000명을 웃돌면서 난민 수용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은 하루 평균 605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이탈리아에 유입된 난민 수는 약 13만 8000명으로, 지난해 동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유입되는 난민 대다수는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계로, 당초 유럽이 내세운 난민 수용 정책의 목적이었던 시리아 난민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난민 문제는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에게도 정치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금융권의 부실 채권 문제 등 이탈리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난민 문제가 불거지면서 헌법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렌치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12월 4일 헌법 개혁 관련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렌치 총리는 지난달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해 난민 수용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EU 회원국은 지난해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난민 16만 명을 분산 배치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 계획에 따라 정착한 난민은 목표치의 30분의 1에 해당하는 50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내 난민 정책을 지휘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에 머물 자격이 없는 사람을 고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아프리카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제3국과 난민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논의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