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취소액 5년간 1조원 육박

2016-10-04 13:46
올해 9월까지 과징금 3309억원 취소…"대형사건 패소 탓"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패소나 직권 취소 등의 사유로 취소한 과징금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과징금 취소액이 3850억원에 달한 데 이어 올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과징금이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공정위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취소된 공정위 과징금은 3309억원으로 집계됐다.

과징금 취소 사유는 과징금 취소 소송 등 행정 소송 패소다. 행정 소송 패소로 새로운 판례가 확정돼 다른 사건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면 공정위는 부과했던 과징금을 직권으로 취소하기도 한다.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패소나 직권 취소 등의 사유로 취소한 과징금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올해 과징금 취소액이 커진 데에는 라면값 담합 소송 패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농심과의 라면값 담합 소송에서 패소해 이미 부과한 1080억원의 과징금을 올해 초 돌려줬다.

또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입찰담합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과징금 취소 규모가 급증한 작년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과징금 취소액은 대형사건 패소가 매년 반복되면서 2014년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357억원이었던 과징금 취소액은 이듬해 28억90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14년 생명보험사 이자율 답합사건 패소 등으로 240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로써 공정위가 2012년 이후 5년여간 취소당한 과징금은 9955억원으로 1조원 턱밑까지 올라갔다.  

박 의원은 "승소를 확신했던 사건조차 법원에서 번번이 패소한다는 게 큰 문제"라며 "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적극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핵심 사건에 대해서는 확실히 징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