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기고]노인장기요양보험이 이별을 준비할 시간을 주다!
2016-09-30 14:23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장기요양부 박 인숙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장기요양부 박인숙]
며칠 전 엄마의 세 번째 기일을 맞았다. 영원한 나의 울타리로 남아 줄 것만 같던, 그렇게도 씩씩한 모습으로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었던 그 모습. 자식의 몸과 마음속 아픔까지 알아보고 어루만져 주던 눈길.
그 눈길이 헤어짐의 시기에는 어린아이의 투정으로 변하여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였다. 사실은 치매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나의 부모님은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마음이 거부하였다. 그래서 자꾸만 내 마음은 변명을 늘어 놓았나 보다.
'우울증이 온거야. 외로움을 저렇게 표현하는 거겠지. 이제는 자식들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거구나'라며 수없이 되뇌였다. 능숙하던 살림살이는 힘들어지고 조그마한 말 한마디에 토라지는 모습으로 점차 바뀌어 돌봐줘야 하는 역할로 변경되면서 도리나 효심으로 내 마음을, 내 몸을 지탱하기에는 너무나 지쳐있을 때,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이용하면서 편안하게 이별의 시간을 준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생각해본 지난 날 엄마가 장기요양 등급을 받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우리에게 휴식과 함께 서로간에 지나온 과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가족의 부양부담 완화와 편안한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치매어르신이 적절하게 이용 할 수 있도록 권하며 변화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8년 7월 도입 당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1~3등급 판정을 받은 중증치매환자들이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었다. 혼자서 옷갈아 입기, 식사하기, 옮겨 앉기 등의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중증치매환자들에게만 신체활동과 가사활동 등을 지원해 왔었다. 그러나 치매의 특성 상 신체활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잦은 배회와 실종, 위험한 행동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증치매환자의 부양부담은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었다.
노인입소시설 내에 치매 전담실, 치매전담형 공동생활가정과 주야간보호를 설치하여 시설과 인력기준을 강화하고, 치매전문교육을 받은 종사자를 배치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주야간보호시설의 경우 만족도가 매우 높은데 안전하게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정시간동안 보호와 동연배의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다가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가족분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 9월 1일부터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가 도입되었다. 가족의 갑작스런 사정으로 인해 수급자를 돌볼 수 없을 때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 24시간 동안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여제공 중 간호(조무)사가 방문하여 수급자의 상태확인 및 요양보호사의 급여제공내용을 지도, 감독하게 됨으로써 가정을 떠나기를 꺼리는 치매노인의 부양부담을 완화 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5등급 수급자의 돌봄시간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려 제공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노인요양시설의 촉탁의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요양서비스 뿐 아니라 보건의료와 연계 통합될 수 있도록 시행되어지고 있다.
2015년도 국민 만족도 조사결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이용 후 부양부담 감소에 대한 긍정 응답은 90.3%, 수발가족의 사회적 활동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90.7% 였다. 나 역시 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하면서 존중과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부분은 너무나도 고맙고 잘 한 일이라고 칭찬해주며 긍정에 한 표를 추가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가 필요한 치매환자와 가족들 모두, 제도에 대해 바르게 알고 이용을 함으로써 삶에 큰 힘이 되어지고,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효보험으로 국민 곁에서 더욱 발전 해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