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 놓고 세대간 갈등 조짐
2016-09-27 18:00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은행권 노사간 대립에 이어 세대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젊은 직원과 연차 높은 직원간 성과제에 대해 생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은행원들은 찬성하는 분위기가 강한 반면 고연차 직원들은 부정적인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세대별 입장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직원들은 비교적 성과연봉제에 긍정적인 모습이다. 업무량은 자신들보다 적지만 연차가 많다고 높은 연봉을 받는 소위 '무임승차자'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고참급 직원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부정적인 눈치다. 특히 가정이 있는 경우 교육비, 주거비, 생활비 등 고정 지출 비용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연봉이 줄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지난달까지 매월 300만원을 받다가 갑자기 250만원으로 줄어들면 가정 경제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며 "젊은 직원들도 시간이 지나면 비슷한 처지에 놓일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금융노조의 총파업에 1만8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참가율은 15% 수준이다. 특히 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저조했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선후배, 세대간 갈등이 확대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서로 놓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이번 파업 참여율이 저조함에 따라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은행들은 노사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은행권 사측은 이미 지난달 금융노조의 산별 교섭 파트너인 금융사용자협의회를 탈퇴했고, 개별 협상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연내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동일 직급간 연봉 차등폭을 최대 50%로 두는 내용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관리자급 연봉 차등폭은 30% 이상, 일반직원의 경우는 단계적으로 20% 이상으로 각각 늘리고 앞으로 성과연봉제가 자리를 잡으면 4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