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내년 초 대선 출마여부 결정…정치 세력교체 필요해"

2016-09-21 16:09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남경필 경기지사는 21일 내년 대선 도전과 관련해 "내년 초에 제 자신을 돌아보고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 임기는 다 마무리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의 정치 캐치프레이즈인 '대한민국 리빌딩'과 관련해 모병제 도입, 수도 이전 등에 대한 생각을 차근차근 밝혔다. 

◆ "내년 초 출마 여부 결정…潘 총장, 사회문제 고민에 대한 답 내놔야"

이날 서울 광화문의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남 지사는 이 같이 말하며 "분명한 것은 내년 대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거대 토론의 장이 되도록 안보, 수도권 집중, 저출산 이런 어젠다(의제)를 계속 던지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대권을 위한 준비는) 옛날처럼 대규모 조직을 만든다든지, 자금 확보 이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중요한 숙제가 뭐고 그것을 풀 해법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내년 초 (제 자신이) 그런 준비가 됐는지 판단해서 (출마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 현재 어느 정당이 유리한가에 대해 남 지사는 "지금은 그라운드제로 상태라고 본다"면서 "정치권 전체가 국민에게 신뢰를 못 받고 있어서 어딜 가도 유리하다고 할 게재는 아니다, 양쪽이 하기 나름"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시대정신을 묻자 그는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즉 일자리와 안보 2가지"라고 답하며 "카리스마, 영웅의 시대는 갔다. 권력을 나누고 지혜를 받아들이는 것이 차기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50대 기수론 등 세대교체 언급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남 지사는 "나이로 규정하는 것은 그렇게 옳은 정치적 구호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정치의 구조변화, 정치의 세력 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치적 경력과 광역단체장으로서의 경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에는 '지도자 다움'이라는 자산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에게 부족한 건 이런 인식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도전하게 되면 제게 큰 숙제가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등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있었는지, 사무총장으로 계시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노력과 성과가 있었는지, 새누리당의 혁신과 변화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 답을 하셔야 한다"고 견제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의 경쟁력이 좀 떨어지면 바로 누굴 모셔다가 대선 후보로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중순에 온다고 하니 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하셔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국민들에게 평가받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남 지사를 비롯해 유승민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합리적인 개혁'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남 지사는 "저는 새누리당으로 시작했고 끝날 때도 새누리당으로 끝날 것"이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가장 확실한 길은 새누리당을 혁신시키고 변화시키는 길이라 생각하고 그 길에 나설 것"이라며 "거꾸로 지금 제 3지대에 뭘 만들겠다 말하기 전에 현재 국회 지도자들께서 협치의 모습을 보여달라, 당장 하라는 숙제도 안하고 권력잡는 게임이나 하는 것처럼 비춰질 것이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일부 차기 대권주자들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제3지대론'에 대해서도 남 지사는 "지금의 선거구 제도에서 제3지대론은 대선을 앞둔 이벤트로 될 수밖에 없다"면서 "양당제의 수명은 다했다, 우리 나름대로 권력구조를 장착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야권에서 가장 위협적인 후보를 묻자 그는 "야권의 대세라고 하는 문재인 후보를 꺾는 후보"라며 "만약 김부겸 의원 또는 안희정 지사가 문 후보를 꺾었다고 하면 막강할 것 같다"고 답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경필 경기도지사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모병제 반대하려면 인구절벽 대안 내놔야…'시기상조' 답은 리더 자세 아냐"

이날 남 지사는 자신의 정치 브랜드 격인 '대한민국 리빌딩'을 주제로 "패러다임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기득권 구조를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주장해 온 모병제 도입과 수도 이전, 정치 개혁 등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대선을 앞둔 지금이 ‘대한민국 리빌딩’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모병제 도입과 관련해 남 지사는 "2022년이 되면 지금과 같은 우리 군 병력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군대를 다녀오는 것이 명예롭도록 정치권과 정부가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전날 대정부질문에 모병제 도입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답한 것을 두고도 그는 "인구절벽이 오는 상황이 5~6년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답부터 내놓아야 한다"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기상조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준비하는 리더들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화두로 떠오른 '개헌'에 대해 남 지사는 "저는 일단 개헌론자"라면서도 "개헌을 하지 않고도 협치와 연정이 가능한데 그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정치권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추진중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남 지사는 "협치형 대통령이 답"이라며 "국회가 갖고 있는 합의형 의사제도를 정부와도 하라는 게 제 주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