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역사교과서 민주화 시위 막는 전경 입장 토론 지시할 수도”
2016-09-21 10:58
민주화 운동 취지 퇴색 의도 지적 나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더민주)은 2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연구Ⅱ-역사과 교육과정(연구책임자 진재관)’에 수록된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 예시를 살펴본 결과 고등학교 한국사에 민주화 운동을 반대하는 부모님, 민주화 운동 진압에 동원된 경찰의 역할을 분담해 토론해보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을 제안하고 있어 민주화 운동의 취지와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개정 교육과정 시안 개발연구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 한국사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 내용의 교수·학습 방법으로 ‘4색 사고 모자 쓰고 토론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이는 학생이 타임머신을 타고 4·19혁명, 5·18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의 시위 현장 중 한 곳에 간다고 생각하고 네 가지 입장을 나타내는 색깔 모자를 쓰고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당시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네 가지 입장은 각각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 민주화 운동을 반대하는 부모님, 민주화 운동 진압에 동원된 경찰, 민주화 운동을 보도하는 기자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맞게 토론한 후 역할을 바꾸어 다시 토론하고 역할이 끝났을 때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도록 제안하고 있다.
노 의원실은 제시한 역할 구성은 민주화 세력과 집권 세력 간의 구도가 아니라 학생과 반대하는 부모, 동원된 경찰로 제시해 처음부터 토론 구도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며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함축된 것으로 보이고 박정희 독재 정권 당시의 민주화 운동은 시위 현장의 사례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의원은 “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은 독재 정권에 항거하기 위함이었지 부모님과 경찰에 반대해 민주화 운동을 한 것이 아니었다”며 “교과서의 역할 분담 예시는 당시 독재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또 “국정교과서의 역사 왜곡이 심하고 박정희 정권 등 독재 정권의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집필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사실이 되어 간다” 며 “교육부는 즉각 집필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