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장기백수' 18만명 넘는다
2016-09-21 07:21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경기 침체로 6개월 이상의 장기 실업자 수가 18만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한 수치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2000명 늘었다. 지난달 증가 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결과다.
8월의 6개월 이상 실업자 수는 1999년 8월 27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8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장기실업자 수는 2013년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4년 이후에는 매달 평균적으로 1만∼2만여명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증가 폭이 3만∼4만여명으로 확대됐고, 지난 7월 5만1000명으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6만명대로 늘었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27%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던 1999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당시 20%에 달했던 장기실업자 비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0년 이후에는 7∼8% 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장기실업자가 늘면서 장기실업 비중은 10%대로 올라선데 이어 올해 7월에는 1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단기 실업은 구직과정이나 경기침체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인 반면,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실업자들이 구직에 잇따라 실패해 발생하는 장기실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이상 징후로 읽힌다. 특히 한국은 통상적으로 장기실업보다 단기실업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몇 달 새 두드러진 장기실업자 증가세는 매우 우려할만한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