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섹, 美조선소와 1300억원 규모 선박 설계·자재 공급 계약 체결

2016-09-19 11:23

지난 16일(현지시간) 샌디에고에서 열린 계약식에서 김만수 디섹 대표 (왼쪽 다섯째)와 나스코조선소 케빈 그레이니 소장 (왼쪽 여섯째) 등 양사 관계자들이 계약 서명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설계 자회사인 디섹(DSEC)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디섹은 미국 나스코(NASSCO) 조선소로부터 컨테이너와 자동차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는 컨로(Container/Ro-Ro)선 2척에 대한 설계 및 자재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의 총 규모는 1억2000만 달러(약 1300억원)다.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6일 나스코조선소가 있는 미국 샌디에고 현지에서 체결된 계약식에는 김만수 디섹 대표와 케빈 그레이니 나스코조선소 소장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지난 2006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최고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됐다”면서 “특히 이번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의 보증 없이 디섹 자체 신용과 기술력만으로 수주했다는데 그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회사 매각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디섹은 이 선박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개념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연료 소모량과 배기가스를 세계 최저로 낮춘 최적 선형을 적용하고, 인도 후에라도 유가 및 규제 등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추진 연료를 LNG로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디섹의 이번 수주는 회사 제시 가격이 다소 높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이 회사는 수주전 초기에는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 등 불리한 점이 많았지만 탁월한 설계기술력과 자재공급의 효율성 그리고 납기 준수력 등이 경쟁사에 비해 월등하여 최종 승자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케빈 무니 부사장은 이번 계약에 대해 “디섹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가 요구한 사양을 100% 만족시키는 최적화된 기본설계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디섹과 나스코는 성공적인 선박 건조를 위해 생산기술 향상, 원가 절감 등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계약한 컨로선은 길이 265m, 폭35m 규모로, 자동차 525대와 컨테이너 3250개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다.

이 선박은 미국선급협회(ABS)의 안전 및 품질 기준에 따라 디섹이 설계하고 나스코조선소에서 건조해 2019년 4분기와 2020년 2분기에 각각 인도된다. 인도 이후에는 미국 LA 롱비치에서 하와이 구간을 운항할 예정이다.

한편 디섹은 조선소에 설계 및 자재 패키지 등을 공급하는 조선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2008년과 2016년 디섹이 설계, 자재 패키지를 공급한 선박이 나스코조선소에서 건조돼 ‘미국 올해의 선박’으로 선정(2008년 MR 탱커, 2016년 세계 최초 LNG추진 컨테이너선)되는 등 그 기술력을 미국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2015년에는 미국 시장을 넘어 스페인 국영조선소와 설계 및 자재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해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했고 일본 IHI조선소, SANOYAS조선소와 해양플랜트 및 선박 부분에서 최신 선형을 공동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