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 사건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으나, 유사수신업체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어 당국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사는 현재 원금보장 및 확정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소위 VIP 고객을 대상으로 1년 운용에 연 12%대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한다.

투자자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면 1000만원 이상부터 100만원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VIP 입금계좌로 T사 대표를 맡고 있는 개인 계좌를 명시하고 있다. 

이 회사 대표인 강모씨는 제일투신증권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증권방송에 출연해 투자전략을 소개해왔고, 2005년에는 주식투자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원금보장 및 확정수익 제시는 불법유사수신행위로 금융감독원에서 금지하고 있다. 유사수신행위규제법상 유사수신행위는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법은 장래에 출자금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투자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원금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적금·부금·예탁금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 사건으로 논란이 커졌지만, 여전히 상당수 유사수신업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이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관리·감독해야 할 금감원도 수사권이 없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가 감독하거나 수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할 수 있는 것은 의심되는 업체를 모니터링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니터링을 위해 신분을 감추고 업체에 전화해 상담을 받거나 몰래 찾아가기도 한다"며 "들키면 욕을 먹거나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 청담동 주식부자 사건도 금감원이 피해 민원을 접수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데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금감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비교적 규모가 큰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해 당국 감독과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섰다. 법령 개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이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결국 투자자가 먼저 주의를 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기준금리가 2%도 안 되는 상황에 원금이나 고금리를 보장하는 업자는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 홈페이지에 있는 제도권 금융사 조회를 통해 업체가 영위하는 업종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업종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투자를 멈추고 금감원에 즉시 문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