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정체 속 G20에서 미ㆍ중 기싸움 전망
2016-09-01 13:23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오는 4일부터 이틀에 걸쳐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글로벌 경제질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앞서 중국은 전 세계적인 성장 부진 속에서 열리는 이번 G20 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제에 해법을 끌어내겠다며 글로벌 경제질서 확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 관영 CCTV는 중국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을 배척하고 혁신과 개혁을 통한 경제 성장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글로벌 경제 둔화의 원인 중 하나로 중국을 꼽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무역대국인 중국은 과잉생산이나 투자제한 등 무역과 관련한 논란의 중심에 있다.
루 재무장관은 “과잉생산은 시장과 환경을 왜곡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G20 회의에서 철강업종의 과잉생산에 대한 대응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불공정한 환율 관행에서 탈피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을 환율 조작국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또한 해외 관리나 업체들은 중국의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이 내부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중국 자본이 해외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토록 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나서 시장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국영기업의 해외 사업 인수에 영국과 호주는 계약 철회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이번 회의에서 자국을 보호무역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선단양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강철 수출 증가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G20 회의 공동 성명에서 사상 처음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배척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G20 정상회의에서 녹색금융, 조세 투명성, 금융 규제 등에서 중심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로 삼으려 하겠지만, 중국을 향한 불만을 처리하기 못할 경우 세계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의 야망은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한편 G20을 준비 중인 각국 관리들은 이번 회의가 2009년 런던 회의같은 글로벌 성장을 뒷받침할 중대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G20 정상들은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1조1000억 달러를 투입하고 국제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