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軍, 긴급 수술 필요한 하사를 수술 불가 병원에 후송해 사망"
2016-08-30 17:34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군 현역 하사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허술한 군 의료체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해 10만 명이 수술을 받는 흔한 병인 '맹장염'이라고 흔히 부르는 '충수염'에 걸린 하사를 군이 '수술할 수 없는 병원'으로 후송해 시간을 지체했고 결국 환자가 합병증을 얻어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군 당국은 급성 충수염에 걸려 긴급 수술을 받아야 했던 성모 하사를 '수술할 수 없는 병원'인 것을 알고도 그곳으로 후송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군이 국군 제1병동이 리모델링 공사로 수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내부 지침에 따라 기계적으로 성 하사를 이 병원에 후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술 후 3일 만에 성 하사에게 급성폐렴이 생겨 군은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위탁진료를 보냈고, 서울대병원에서 폐렴 치료는 받던 중 '장협착증'이 추가로 발생해 지난 25일에는 장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결국 성 하사는 다음 날인 26일 '폐렴에 의한 폐혈증'으로 사망했다.
가족에 따르면 성 하사가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고, 급성폐렴에 걸려 민간병원으로 긴급하게 후송됐을 때도 군은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병상에 누워있던 성 하사의 연락을 받고서야 가족들은 사고를 인지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장병의 생명가치를 충실히 돌보지 못하고 그 가족에게 장병의 위급한 상태를 적시에 알리지도 않은 것"이라며 "군은 곽 중사 사건(지뢰 부상)과 수많은 군 의료사고를 겪고 나서 군 의료체계를 당장이라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 같았지만 오늘 그 기대감이 작아지는 걸 느낀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