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號 출범…‘문재인 대세론’ 양날의 칼…‘이래문’ 딜레마 불가피
2016-08-28 14:50
친노·친문계, 당 최대 주주 재확인…‘文 대세론’ 당내 경선서 위력 발휘할 듯
문제는 본선 경쟁력 저하와 野 원심력 확대…제3 지대 정계개편 불가피 전망
문제는 본선 경쟁력 저하와 野 원심력 확대…제3 지대 정계개편 불가피 전망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대세론이냐, 제3 지대 정계개편이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호(號) 출범은 ‘문재인 대세론’에 양날의 칼이다. ‘친문(친문재인) 체제’의 강화는 문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을 갉아먹는 ‘계파 패권주의’ 논란의 진원지를 동시다발적으로 양산할 수밖에 없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친노(친노무현)계의 좌장인 이해찬호에서 치러진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13연승’을 달리며 거침없는 대세론을 형성했다.
그러나 본선에선 참패했다. 문 전 대표는 48%의 득표율에 그치며 박근혜 대통령(51.6%)에게 3.6%포인트 차로 패했다. 4년 전 대선판의 얼개였던 ‘예선 대세론-본선 필패론’ 구도가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28일 정치전문가들에 따르면 추미애호 출범에 따른 문재인 대세론의 전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친노·친문의 딜레마’다. ‘정책·이슈·흥행’이 없는 3무(三無) 선거였던 더민주 8·27 전국대의원대회(전대) 내내 핫 이슈가 됐던 것은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대선 후보는 문재인) 논란이었다.
문 전 대표는 4년 전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이(이해찬)·박(박지원)’ 담합 논란 끝에 대선 후보로 당선됐으나, 본선에서 친노 2선 후퇴 논란에 시달렸다. 문 전 대표의 중도 외연 확장 아킬레스건도 이 지점에서 파생됐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추미애호 출범’과 ‘문재인 대세론’과 상관관계에 대해 “문 전 대표의 당내 입지는 공고화되겠지만, 비주류 등 당 밖 공세는 확장되는 딜레마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더민주 8·27 전대는 추미애 체제를 선출하는 당내 선거가 아닌 문 전 대표의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선거”라며 “더민주가 문 전 대표를 ‘원 오브 뎀’(one of them·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 할 수 있는 전대 룰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安의 독자행보, 孫의 제3지대 정계개편
추 신임 대표와 문 전 대표도 특정 계파의 패권주의 논란을 의식한 듯 일제히 ‘통합’을 강조했다. 추 대표는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친문·비문(비문재인)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도 전대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 끝나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문 전 대표의 최대 경쟁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더민주 8·27 전대 날 호남을 방문, 전남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다음 대선이 양극단 대 합리적 개혁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친노·친문 세력을 에둘러 비판했다.
제3지대 정계개편의 변수인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은 같은 날 전남 목포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전격 회동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손·안(손학규·안철수) 연대론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더민주 주류 세력을 제외한 제 세력이 한데 뭉치는 판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 경우 더민주도 ‘3자 필승론(독자후보)이냐, 야권 후보단일화냐’를 놓고 주류세력조차 분열될 수도 있다. 추 대표는 전대 내내 ‘3자 필승론’에 힘을 실었으나, 문 전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와 관련해 “추 대표와 문 전 대표가 3자 필승론과 관련해 약간의 결을 달리하고 있다”며 “당내 통합 및 정권교체 과정에서 이를 조정해내는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