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조선 여신등급 ‘요주의’로 강등 검토···수은, 우리은행도 합류
2016-08-23 18:17
대우조선 측은 기존 발주물량 진행 및 신규수주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반박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이번주 내로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하향조정할 계획이다. 최근 발표된 대우조선의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6월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상반기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7조2858억원이지만 부채총계는 18조621억원에 달했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 역시 재무제표에 '한정 의견'을 제시했다.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이 강등되면 채권은행들은 여신액의 7~19%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정상등급 충당금은 0.85% 수준이다. 현재 산은이 대우조선에 제공한 신용공여액은 약 5조원으로 최대 1조원 가량을 쌓아야 하는 셈이다.
산은과 함께 '정상' 등급을 유지시켜 온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도 여신등급을 강등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은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들이 모두 강등시킨 상황에서 주채권은행까지 내리면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등급 강등의 사유가 무엇보다 완전자본잠식과 한정의견이다 보니 채권은행 입장에서 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주채권은행이 움직이면 아무래도 압박이 작용하지 않겠냐"라며 "시장에서 보는 시각은 대동소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추가 충당금과 별개로 대우조선의 회생 우려에 대한 시각과 관련해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지금 와서 채권은행들이 등급을 요주의로 내리는 것이 기업평판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며 "이미 시중은행들이 하향 조정한 상태로 추가 하락 등의 영향은 없는 걸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요주의' 등급이라는 진단조차 현 시점에 적절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라며 "사실상 부도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우조선을 4조20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인위적인 수명 연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