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결산] 결국 ‘10-10’ 실패…환희와 실망으로 막 내린 ‘리우의 여정’

2016-08-21 13:54

[올림픽 사상 첫 전종목을 제패한 한국 양궁의 영웅들. (앞줄 왼쪽부터)최미선, 장혜진, 기보배와 (뒷줄 왼쪽부터)김우진, 이승윤, 구본찬.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미대륙에서 열린 지구촌 스포츠 축제에서 한국 선수단이 흘린 땀의 가치는 값졌다. 그러나 결국 목표였던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을 이루지 못하며 절반의 성과를 낸 채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은 21일(한국시간) 현재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합계 21개)로 종합 8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 목표로 했던 ‘10-10’에 금메달 1개가 부족했다. 전체 메달 합계에서도 1984년 LA올림픽(금6, 은6, 동7, 합계19) 이후 3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의 메달을 획득한 대회로 남았다. 

한국은 종목별 금메달 편중 현상이 심화되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양궁과 태권도 등 전통의 효자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나 메달을 기대했던 유도와 레슬링을 포함해 기초, 구기 종목에서 낙제점을 받아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대회 최고의 효자 종목은 역시 양궁이었다. 남자 단체전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출발한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전종목 선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금메달만 4개를 선사했다. 남자양궁 구본찬(23·현대제철)과 여자양궁 장혜진(30·LH)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또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는 올림픽 단체전 2연패와 함께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간판’ 진종오(37·kt)는 남자 50m 권총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사격 역사상 첫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진종오는 결선에서 6.6점을 쏘고도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며 세계 최고의 명사수로 남았다.
 

[골프 역사상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업을 이룬 박인비. 사진=연합뉴스 제공]

펜싱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한 박상영(22·한국체대)은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박상영은 10-14로 패색이 짙던 에페 결승에서 내리 5점을 따내는 기적의 대역전극을 펼치며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무려 116년 만에 부활한 여자골프에서는 역시 ‘골프 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부상과 부진으로 고심 끝에 리우행 막차에 올라탄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5타차로 따돌리며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박인비는 골프 역사상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을 이뤄내 골프 역사도 새로 썼다.

태권도도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전종목 메달을 석권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태권도 여자 49㎏급에서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 여자 67㎏급의 오혜리(28·춘천시청)가 금빛 발차기로 명승부를 펼쳤고, 남자부에서는 김태훈(22·동아대), 이대훈(24), 차동민(30·이상 한국가스공사)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태권도 간판 이대훈은 패배에도 승자에 대한 예우로 올림픽 정신을 세계에 알렸다.

 

[시상대 위에서도 고개 숙인 한국 유도 동메달리스트 곽동한. 사진=연합뉴스 제공]

반면 기대에 못 미치며 큰 실망을 안긴 종목도 많았다. 역대급 최강 전력으로 떠들썩했던 유도에서는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의 참담한 성적표로 충격을 안겼다. 또 김현우(27·삼성생명)의 오심 논란에 울었던 레슬링도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수영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태극마크를 단 박태환(27)이 자유형 100m, 200m, 400m에서 모두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맛 봤고, 남자 다이빙 10m 플랫폼에서 우하람(18·부산체고)이 사상 첫 결선 진출을 이룬 것에 위로해야 했다. 육상에서도 결선 진출자는 한 명도 없었다. 리듬체조에서는 손연재가 사상 첫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역대 올림픽 최고 4위의 성적표를 받아 아쉬움을 달랬다.

단체 구기 종목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8강에서 온두라스에 일격을 당해 4강이 좌절됐고,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 버틴 여자 배구도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여자 핸드볼과 여자 하키도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고, 남녀 탁구도 ‘노메달’로 마감했다. 기대를 모았던 배드민턴도 금메달 소식은 없었다.